FBI, 바이든 비리 관련 문건 공개 거부…공화당 ‘의회모독죄’ 추진

윤건우
2023년 06월 9일 오후 1:12 업데이트: 2024년 05월 28일 오후 2:47

미국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연방 하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의혹에 관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미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을 의회모독죄로 고발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간다고 최근 발표했다.

코머 위원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비리 의혹을 규명할 증거가 될 문서를 공개하라고 레이 국장에 요구했지만, FBI가 민감한 정보가 담긴 몇 쪽만은 공개를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코머 위원장은 “FBI가 국가기밀로 분류되지도 않은 수사기록을 하원 감독위에 공개하는 것을 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현지시간) 코머 위원장은 감독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제이미 래스킨 의원과 함께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대표로 FBI 고위 직원들의 비공개 브리핑을 받았다.

이번 비공개 브리핑은 코머 위원장이 ‘FD-1023’으로 불리는 FBI 비밀 문건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 데 따른 것이다. 브리핑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혐의를 부인하는 방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BI는 해당 문건 자체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신뢰를 받아온 정보원을 통해 입수했다”는 점을 시인했으며, 현재 FBI가 이 문건의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공화당 측은 해당 문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부통령 신분을 이용해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내용이 담겼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아들 헌터가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 등이다.

앞서 지난달 3일 코머 위원장은 상원 척 그래슬리 의원과 함께 “신뢰성 높은 내부고발이 접수됐다”며 “부통령 시절 바이든이 외국의 개인과 뇌물 수수에 관해 논의한 기록을 담은 문건을 FBI가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FBI의 레이 국장은 해당 문건에 대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감독위에 공개하기를 거부했으며, 코머 위원장의 소환장 발부에도 여전히 버티며 공개를 거부해왔다.

코머 위원장과 함께 FBI의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감독위 민주당 간사 래스킨 의원은 해당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래스킨 의원은 “오래전부터 제기되던 것들”이라고 폄하했다.

백악관 역시 코머 위원장의 이번 움직임을 “사실무근의 익살극”으로 규정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자신에게 언론의 관심을 쏠리도록 하기 위해 사소한 것으로 트집 잡고 깎아내리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FBI는 하원 감독위의 의회모독죄 적용 조치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문건에 담긴 내용이 검증됐거나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아직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문건 공개 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코머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범죄 수준에 가까운 뇌물수수 모의에 가담했다는 첩보를 제공한 정보원은 FBI에 10년 넘게 협력한 신뢰성 높은 인물로 수십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축적된 정보원의 신뢰성은) 백악관이나 의회 민주당이 아무리 편향된 견해, 거짓말이라고 우기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코머 위원장은 에포크타임스에 “그 문건은 기밀문서가 아닌 수사기록”이라며 “감독위 위원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 문서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원의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 케빈 매카시 의원도 코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소한 감독위원들만이라도 해당 문건을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감독위는 소속 위원들 전부 감독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위는 하원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지닌 위원회의 하나로 연방정부와 모든 정부기관의 운영을 감독한다. 감독위원장은 위원회 표결 없이 단독으로 소환장을 발부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FBI는 헌터의 노트북에 담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고, 바이든 일가의 비리에 관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이어지면서 이를 은폐하는 쪽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해온 공화당은 지난 총선을 통해 하원 다수당으로 복귀하면서 바이든 일가의 비리에 대한 조사를 진전시키는 한편, FBI의 정치 편향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 문서의 진위와 신빙성에 대한 코머 위원장의 주장이 맞는다면, 차기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회모욕죄는 하원 위원회 표결을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신속한 표결 처리를 약속했다.

한편, FBI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레이 국장에 대한 의회모욕죄 적용 움직임은 정당성이 없다”며 “FBI는 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문서를 제공하는 등 협조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FBI 대변인은 기밀이 아닌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관해 “정보원의 안전과 수사의 무결성 등을 위한 관행으로 의회 요청이나 재판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