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트럼프의 ‘중국과 경제 디커플링’에 담긴 전략적 목표

에멜 아칸
2020년 9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11일

11월 3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경제적 단절을 뜻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인기 단어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껏 해온 대로 디커플링을 하든,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든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우리 돈을 사용해 지금 한창 진행 중인 군 건설을 하도록 놔두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군부가 함선 건조, 방공, 지상 미사일 개발 등 분야에서 미국을 앞질렀다며 경종을 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하고 있음이 알려졌다”며 “중국은 막대한 국방비를 우리의 무역적자 수십억 달러를 통해 조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과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디커플링’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그것을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권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급락하면서 대중 정책은 2020년 미국 대선 레이스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양국 관계는 무역, 인권, 홍콩,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경직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경제적 단절을 이룬 뒤 집권 2기에 중국에 빼앗겼던 제조업 일자리 100만개를 되찾아 오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기업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제약과 로봇공학 같은 필수산업에 대해 100% 세금 공제를 약속했다.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은 연방정부 계약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 도중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국의 (체스판) 졸”이라고 부르며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기고 중국이 우리나라를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친중파’로 여겨졌던 바이든 부통령은 트럼프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는 4천억 달러를 투자해, 연방정부의 미국산 제품 구매량을 늘리고 수요를 증대해 미국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바이든 선거캠프 측은 20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 이슈로 부각된 디커플링이라는 개념이 실제로는 흐릿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미국 최고 수준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가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 경제적 디커플링이라는 개념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디커플링 자체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중 경제 디커플링의 초기 주창자 가운데 한 명인 가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의 정책은 올해 1월 체결된 1단계 무역협정을 통해 중국과의 더 큰 경제관계로 묶여 있다”고 봤다.

그는 위성채널 NTD 비즈니스 쇼에서 “1단계 협정을 부인하기 전까지, 디커플링은 과대광고에 불과하다”며 미국 기업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기업에 수출하기 전, 정부의 라이선스를 받는 과정에서 기술적 디커플링이 가능한 몇 가지 분리 단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275개의 중국 기업이 분리 대상 명단에 올라있고 단계적 조치를 위한 도구들의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제재는 가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링크).

그는 “확실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아마도 많은 미국 기업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기업과 거래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해 12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다음으로 높은 수치는 올해 5월 기록됐다”며 지식재산권 침해나 불공정 무역관행 등 무역전쟁의 원인이 된 사안은 1단계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며 추후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다고 했다.

가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디커플링이 중국과 경제 관계를 무한정 약화시켜 해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경제관계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여겼던, 미국이 가진 허상을 걷어내려는 목적으로 관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여년 간 수천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 에너지, 철강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국영기업을 육성해왔다. 포천지 100대 기업 중 20곳이 중국 국영기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미국과 불균형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해왔고, 미국의 기술과 자원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발전시키는 데 이용돼 왔다.

보고서에서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자금과 기술 흐름을 늦추면 파괴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디커플링의 의의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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