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간장에서 나온 영롱한 빛깔의 ‘소금 결정’

이서현
2020년 02월 8일 오전 2:3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8

한 시인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니 그가 꽃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름이라는 게 이처럼 오묘하다.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보석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돌덩이 아니던가.

하지만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 각각의 이름으로 불러주니 또 다른 존재가 된다.

그럼 이 덩어리에는 어떤 이름을 붙여주면 좋을까.

Twitter ‘Ferrer_333’

최근 한 트위터 이용자는 “20년 된 저희 집 간장에서 나온 소금 결정입니다”라며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결정은 짙은 주황빛을 띈데다 각이지고 광택까지 느껴져 보석과 흡사한 모습이다.

실제로 이를 본 누리꾼들도 “루틸 커츠 인줄 알았어요” “호박이 아니라고요??”라며 놀라워했다.

이는 장을 담글 때 적정 염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소금이 뭉쳐 생긴 결정이다.

간장은 염도 조절이 대단히 중요하다. 너무 낮으면 숙성과정이나 보관 중에 변질될 우려가 있고 너무 높으면 발효가 억제되어 장맛이 떨어지기 때문.

Twitter ‘Ferrer_333’

흔히 잘 담근 오래된 묵은 간장독에는 이런 소금 결정이 생기는데 석장이라고도 부른다.

오래된 것일수록 달콤한 짠맛이 나는데 빻아서 소금처럼 쓴다.

사진을 게시한 이는 “살짝 핥아봤는데 엄청나게 짜다. 계속 저 상태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버리지 않고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발효장을 만드는 분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소금 결정이 있다” “오래된 것일수록 천연 항암제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라며 잘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한 누리꾼은 녹지 않게 옷칠 같은 걸 해서 반지나 목걸이를 만들어 보라고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