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국인, 미 유학기간 올린 트위터 때문에 귀국 후 징역형

캐시 허
2020년 01월 26일 오전 8:1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6일 오전 8:18

중국인 대학생이 미국 유학기간 SNS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귀국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미 의회 의원들은 자국 대학에서의 자유로운 사고와 토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간) 미 매체 악시오스는 중국 유학생 뤄다이칭(20)이 지난해 7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봄학기를 마치고 고향인 후베이성 우한시로 귀국하자마자 중국 경찰에 의해 체포돼 수개월간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중국의 관할 법원은 지난해 11월 뤄다이칭에 대한 재판에서 ‘국가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악당 캐릭터와 곰돌이 푸에 비유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 혐의’로 재판 전 구금 기간 4개월을 포함해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서는 뤄다이칭이 2018년 9월부터 한 달여 시 주석과 닮은 만화 캐릭터를 게재하고 그를 비하하는 댓글 40여개를 게재했다.

게시물 중에는 미국 TV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악당에 시 주석이 발언한 내용을 합성한 영상이 있었으며, 시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검열 대상이 된 곰돌이 푸 사진도 여러 장 리트윗됐다.

미국에서 유학한 중국인 학생이 미국 대학 재학기간 중 보인 언행으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에 미 의회 의원들은 “미국 내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라며 우려했다.

미 공화당 벤 새스 상원의원은 22일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정권에 뤄다이칭의 석방을 요구했다. 새스 의원은 미국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트윗이 중국에서만 감시당하고 있다며 “이것이 무자비하고 개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전체주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 접속이 차단됐다. 다만 일부 고위 외교관과 관영 언론사는 대외 선전창구로 공식 트위터 운영이 허용됐다.

공화당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 역시 23일 트위터에 “미국 대학은 현시대가 직면한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 사고하고 토론하도록 장려하는 곳이다. 중국은 우리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고 올렸다.

미네소타 대학 측은 22일 언론 보도 후 상황을 알게 됐으며, 현재 그 이상의 정보는 없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공산주의 정권의 감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방하거나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려 하지 않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018년 연설에서 중국 영사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대학의 중국 학생회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폭로했다. 학생회는 중국 학생 또는 미국 학교가 중국 공산당 노선에서 벗어날 경우 중국 영사관에 통보한다는 것이다.

현지 대사관이 중국 학생회를 통해 유학생들을 감시·통제하거나 중국과 관련된 행사에 동원하는 상황은 미국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