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째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도둑질한 30대 남성들

김연진
2019년 12월 31일 오후 4: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4

19년째 기부를 이어온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0일 전주 완산경찰서,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주민센터 인근 나무 밑에 기부금 6천만원을 두고 왔으니 확인해보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19년간 꾸준히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였으며, 이름 등 구체적인 신원은 밝히지 않은 채로 성금을 전달해왔다.

노송동 주민센터 / 연합뉴스

그런데 이날 전화를 받은 주민센터 직원들이 인근을 샅샅이 찾아봤으나, 성금은 보이지 않았다. 도난당한 것이었다.

이에 주민센터 직원들은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측은 주변 CCTV 등을 분석하며 용의자를 추적했고, 충남 논산에서 용의자 2명을 붙잡아 전주로 이송했다.

다행히도 사라졌던 성금 6천만원도 되찾아 다시 주민센터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용의자 A(35)씨와 B(34)씨는 지역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얼굴 없는 천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2월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측에 기부금을 전달해왔다.

현재까지 총 6억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했으며,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 등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