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원 든 가방 주인 찾아주고 사례금 대신 ‘컵라면 20박스’ 받은 경비원

이현주
2021년 02월 20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18

최근 부산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훈훈한 미담을 소개한다’는 글이 붙었다.

미담의 주인공은 해당 아파트 경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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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1600만 원 상당의 돈 가방을 주워 원래 주인에게 돌려줬다는 것.

이 경비원은 한사코 사례마저 거절하면서 보내준 컵라면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설날인 지난 12일 저녁 부산 사상구 괘법2차 한신아파트 경비원 김영근(67) 씨는 순찰 도중 아파트 정문 인근에서 목욕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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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열어보니 안에는 1만 원, 5만 원권 지폐와 상품권 등이 뒤섞여 있었다.

총액은 1632만 원이었다.

유혹이 있을 법한 액수였지만, 김 씨는 망설이지 않고 아파트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가방 안에는 다행히 주인의 연락처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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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온 주인에게 가방을 돌려줬다.

주인은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아파트 입주민이었다.

이후 경찰은 김 씨에게 ‘분실한 현금을 습득해 찾아준 사람이 총액의 최대 20%를 사례비로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경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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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의 주인은 사례비를 거절하는 김 씨에게 감사의 의미로 컵라면 20박스를 전달했다.

컵라면은 아파트 단지 내 각 초소에 전달돼 김 씨와 동료들이 나눠 먹었다.

김 씨는 따끈한 컵라면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그저 족하고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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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소식은 아파트 단지 내 곳곳에 미담 글이 게시되면서 알려졌다.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김 씨에게 상패와 부상도 전달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경비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입주민들의 갑질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서로를 위하며 보듬는 따뜻한 소식이 추운 겨울을 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