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 백신 접종, 5일부터 예약…학부모단체 반발

2021년 10월 5일 오전 9:22 업데이트: 2021년 10월 6일 오후 4:13

학인연 “고3 접종 후 부작용 잇따라…되풀이해선 안 돼”
추진단 “코로나 19 예방접종의 이점이 심근염·심낭염 발생 위험보다 크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 예약이 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학부모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이하 학인연)는 “고3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대책 마련도 없이 접종 연령을 낮춰 소아청소년들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인연은 코로나 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8월 12일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러한 결과를 학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2차 접종을 시행해 1차 접종 때보다 더 많은 이상 반응을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우리나라에서 고3 학생 대상 1차 예방접종은 지난 7월 19일부터 화이자 백신으로 시행됐다. 1차 접종 3주 후인 8월 9일부터는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2차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1차 접종 후 중증 부작용 30건 넘어…고지 없이 2차 접종 진행”

코로나 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 이상반응관리팀(이하 추진단)은 지난 8월 12일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의 코로나 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감시 현황’ 보고서를 발간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보고서에는 고3 대상 1차 접종 후 8월 7일까지의 이상 반응 신고사례와 문자 모니터링을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9일부터 8월 7일까지 고3 예방접종 건수는 총 44만 3686건이며,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의심 사례는 1139건이 신고됐다.

주간 건강과 질병 제14권 제33호(2021. 8. 12.)에 실린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의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 현황 | 질병청 홈페이지

신고된 이상 반응으로는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과 같은 일반 이상 반응 1109건(97.4%), 중대한 이상반응 30건(2.6%)이었다.

중대한 이상 반응으로 신고한 경우는 아나필락시스 반응(10명)이 가장 많았고 심근염 및 심낭염(6명), 경련 및 발작(5명), 급성 마비(4명), 뇌증 및 뇌염(1명), 혈소판감소증(1명) 순이었다. 이 중 32건은 입원 치료로 신고됐고 중환자실 치료도 1건 있었다.

신민향 학인연 대표는 5일 전화 통화에서 “질병청과 교육부는 이러한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 학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2차 접종을 하게 했다”며 홍콩 정부가 10대 청소년 대상 2차 접종을 잠정 중단한 사례를 언급했다.

9월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2~17세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홍콩 당국은 자국 내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심장염 발생 사례가 잇따르자 2차 접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홍콩 12~17세 청소년의 화이자 백신 접종률은 50%대이며 이 중 심장염 환자는 30명으로 홍콩 공영방송은 추산했다.

2차 접종 후 이상반응 총 3981건·중증 94건

추진단은 고3 학생 대상 2차 접종 완료 후에도 보고서를 발간했다.

추진단은 9월 30일 발표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코로나 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발생 현황’에 7월 19일부터 9월 25일까지의 누적 결과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고3 학생은 44만 2025명으로 집계돼 1차 접종만 한 고3 학생은 1661명으로 나타났다. 이을상반응은 7월 19일부터 9월 25일까지 총 3981건이 신고됐다.

보고서는 “이상반응 신고율은 2차 접종 후 신고 건수(0.61%)가 1차 접종(0.29%)보다 좀 더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20~30대 연령층의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 수준인 0.45%~0.48%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총 94건으로, 1차 접종 후 37건, 2차 접종 후 57건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심근염 및 심낭염(26명), 아나필락시스 반응(17명), 경련·발작(8명), 급성 마비(8명), 뇌증·뇌염(6명), 혈소판 감소증(3명), 길랑-바레 증후군(1명), 기타(25명) 등이었다. 사망으로 신고된 사례는 없었다.

주간 건강과 질병•제14권 제40호(2021. 9. 30.) 에 실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현황 | 질병청 홈페이지

“국민들에게 백신 부작용 등 정확한 정보 알려줘야”

신 대표는 “질병청과 교육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가 소아청소년도 백신을 맞는 게 이득이라는 브리핑을 함으로써 (언론을 통해) 권고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그에 대한 근거는 내놓지 않고 고3 접종의 부작용 피해 결과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피해를 더는 입지 않도록 12~17세 소아청소년 접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진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의약품청 약물감시위험평가위원회(PRAC)는 지난 7월 최신 데이터 검토 결과에 따라 심근염 및 심낭염과 mRNA 코로나 19 백신의 연관 가능성을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이처럼 국외에서 발표된 mRNA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검토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이점이 심근염 및 심낭염 발생의 위험보다 크다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질병관리청의 결정에 따라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10월부터 진행된다고 예고했다.

단, 고3처럼 학교별로 단체 접종을 하는 게 아니라 개인별로 날짜와 장소를 예약하는 방식이다.

고1·2에 해당하는 16~17세(2004~2005년생)는 10월 5일부터 29일까지 사전예약을 통해 10월 18일부터 11월 13일 사이에 접종한다. 초6~중3에 해당하는 12~15세(2006~2009년생)의 예약 및 접종은 각각 2주 뒤인 10월 18일~11월 12일에 사전예약을, 11월 1일~27일에 접종을 받게 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접종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학교에서 접종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접종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대표는 “질병청과 교육부가 백신의 성분,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선택만 강조하는 것은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두 기관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말했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