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일본 후쿠시마 재난 현장 수습 투입된 2인 “임무에만 집중…건강 이상 無”

정향매
2023년 03월 14일 오전 9:19 업데이트: 2023년 03월 20일 오전 9:21

2011년 3월 11(이하 현지시간), 규모 9.0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현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를 휩쓸었다. 발전소 원자로 내 온도가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일련의 수소 폭발을 일으켜 원자력 발전소는 파괴됐다. 원자로는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을 전력 생산에 이용하는 장치다. 

인근 주민들은 신속하게 안전지대로 대피했지만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팀은 현장에 남았다. 이와 동시에 관련 분야 엔지니어들과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파견됐다. 

언론들은 처음 사고 현장 수습에 나선 이들을 ‘후쿠시마 50인’이라 부른다. 하지만 사실 사고 발생 직후 약 580명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 작업을 이어갔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12주년인 지난 3월 11일, ‘도이체 벨레(독일의 소리)’ 방송은 ‘후쿠시마 50’인 중 2명이 재난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전했다. 

소방팀장 “5분 간격으로 인력 교체하면서 원자로 냉각”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노시타 오사무 도쿄소방청 특별재난팀장은 도쿄에서 화재 구조 지원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인근 지역의 피해 소식을 지켜봤다. 

기노시타 팀장은 도이체 벨레에 “3월 17일 저녁, 당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도쿄도지사에게 공식 구조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소방대원을 현장에 투입해 충분한 냉각수를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대원들은 참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으나 300명 모두 현장 구조에 나섰다”고 회상했다. 

다음 날 새벽 2시, 차량 32대에 분승한 도쿄소방청 소속 구조 대원들은 도쿄를 떠나 무너진 다리와 봉쇄된 도로를 뚫고 7시간 질주했다. 대원들은 발전소에 도착한 후 바로 800m 밖 바다에 배수관을 설치해 원자로를 향해 바닷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서다. 

발전소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는 방사선 수준이 매우 높고 가끔 여진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원자로에 물을 뿌리기 위해 사다리 끝에 선 소방대원은 5분 간격으로 교체됐다. 기노시타 팀장은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 제2, 제3 반응로 사이에 장비를 설치할 때, 나는 만약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 우선 피신할 곳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얼마 뒤 다른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기노시타 팀장과 그의 팀원들은 도쿄로 복귀했다. 복귀 후 그들은 곧바로 전면 신체검진을 받았다. 기노시타 팀장에 의하면 그의 팀원 가운데 후쿠시마 임무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없다. 

그는 방송에 “우리는 영웅이 되려고 현장에 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이었다. 우리는 그러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결국 방사능 수준이 통제돼서 매우 감사하고 더불어 방사능의 (나쁜) 영향을 받은 팀원이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엔지니어 “위험 상황을 통제하는 일에만 집중”

엔지니어인 오카무라 키요시 씨는 건축기업 하자마 안도(Hazama Ando Corporation) 센다이 지사 직원이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1년 전, 그는 후쿠시마 공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그는 자연스럽게 구조팀에 합류했다. 

오카무라 씨는 도이체 벨레에 “지진 후 전력이 끊겼기 때문에 우리는 사고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재난의 규모를 알았으나 나는 여전히 공장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나중에 인식했다”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 후 오카무라 씨는 한 동료로부터 긴급 협조 요청을 받았다. “나는 반드시 가야 했다. 실제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오카무라 씨는 말했다. 2011년 3월 15일, 원자력 발전소에 도착한 오카무라 씨는 폭발물 잔해 제거 순서를 결정하는 일을 책임졌다. 그는 “우리는 늘 곳곳의 방사능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을 명심했다. (전력공사) 직원들이 한 시간 이상 (방사능) 오염 구역에 머물지 않도록 면밀히 감시했다”고 설명했다. 

오카무라 씨는 발전소의 주제어실(MCR)에 한동안 머물렀다. 그는 전력공사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최신 반응로 상황을 보고받은 후 해당 정보를 정부에 전달했다. 그에 의하면 “우리는 전력공사 직원들 바로 옆에서 모든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 상황은 매우 심각했지만 뜻밖에도 나는 크게 무섭지 않았다.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상했다. 

높은 수치의 방사능 때문에 오카무라 씨와 그의 팀은 3일 뒤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오카무라 씨는 이후에도 (발전소) 복원 작업에 의견을 제공했다. 그는 “다행히 연간 신체검진에서 나는 방사능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동료들도 모두 무사하다고 들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위기 상황이 다시 오면 이번에도 협조 요청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올해 68세인 오카무라 씨는 “당연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