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아들이 가정방문 선생님한테 1년 넘게 폭행당하면서 소리도 안 낸 이유 (영상)

윤승화
2020년 2월 17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8일

선생님한테 1년 넘게 폭행당하는 동안, 11살 아이는 시각장애인 엄마에게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이유는 간단했다.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지난달 22일 방송된 MBC 시사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선생님에게 1년이 넘도록 지속적인 폭행을 당한 초등학생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날 취재진은 1년이 넘도록 방문 교사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11살 민정훈(가명) 군의 집을 찾았다. 폭행이 일어난 곳이 다름 아닌 아이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아이는 집에서 수업을 받았다. 엄마도 물론 집에 함께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선생님의 폭행 사실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어린 아들이 이를 숨겼기 때문이다.

MBC ‘실화탐사대’
MBC ‘실화탐사대’

실제 설치된 CCTV 영상에서는 30분이 넘도록 선생님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참는 정훈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공책과 손으로 얼굴을 때리고 꼬집다 급기야 목을 조르기까지 하는 선생님의 폭행에도 정훈이는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피해 아동 정훈이는 “모르겠어요”라며 “선생님이 화날 수는 있는데,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한테”라며 취재진에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취재진은 “힘들었어요. 엄청…”이라고 고백한 정훈이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왜 엄마에게 얘기하지 않고 혼자 참았는지 물어봤다.

“속상해할까 봐요. 엄마가 더 힘들 거 같아서요. 선생님이 때린 걸 알면 우리 가족 전체가 다 뭔가 미안해하고 그럴 거 같아서요…”

이에 취재진은 “그럼 정훈이가 힘들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훈이는 “저만 힘들면 됐잖아요, 그래도. 다 힘든 것보다”라고 답했다.

MBC ‘실화탐사대’
MBC ‘실화탐사대’

사실 정훈이의 엄마는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으로, 정훈이가 방문 교사에게 폭행당하는 1년 내내 집에 함께 있었지만 정훈이가 소리를 내지 않고 참았기 때문에 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훈이의 할머니가 “아이 몸에 피멍이 점점 생긴다”고 알린 뒤 엄마는 혹시 하는 마음에 CCTV를 설치해뒀고, 그제야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됐다.

엄마가 그전까지 차마 방문 교사가 폭행을 저지르리라고 의심하지 못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폭행 가해자 방문 교사 A씨는 복지관에서 추천을 받고 고용된 교사였다.

그만큼 믿고 모신 선생님이었지만, 그러나 복지관을 통해 온 교사 A씨는 정훈이의 엄마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정보를 파악해 둔 상태로 폭행을 저질렀다.

게다가 피해 아동 정훈이 또한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은 장애 아동이었다.

정훈이의 가족은 “정훈이가 눈 주변에 큰 충격을 받으면 최악의 경우 실명이 될 수 있기에 일부러 복지관을 통해 교사를 소개받은 것”이라며 “A씨의 행동은 거의 살인행위”라고 토로했다.

MBC ‘실화탐사대’
MBC ‘실화탐사대’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교사 A씨는 그러나 정훈이에게 시각장애가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행 이유에 대해서는 “애정이 과해 내 자식처럼 생각해서 그랬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발로 밟은 것도 아니고…”라는 등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으며 정훈이의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

정훈이 가족에 따르면, 현재 A씨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변호인을 대동하고 수사를 받고 있으며 CCTV가 찍힌 날짜에만 일회성으로 폭행을 했을 뿐, 지속적인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훈이의 행동에서 ‘학습된 무력감’이 보이며 분명히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누구보다 믿고 따라야 할 선생님에게 목 졸림과 구타를 당했던 아이는 엄마가 힘들어할까 봐, 속상해할까 봐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엄마는 자신이 시각장애인이라 이런 일이 생긴 것만 같아 아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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