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높이 100m 홍수 덮친다”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중화권 폭발적 관심

한동훈
2020년 07월 25일 오후 1:38 업데이트: 2020년 07월 25일 오후 2:07

중국 남부지방에 한 달 이상 이어진 폭우로 27개 성이 물에 잠긴 가운데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동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확산됐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영상을 본 사람들은 “그냥 개인이 그냥 만든 것 같지 않다”며 정부 관련 기관에서 제작한 내부용 자료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싼샤댐 변형을 지적해 주목받았던 중국 전문 분석가 재경냉안(財經冷眼)은 23일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영상의 제작자와 입수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영상에서는 싼샤댐 턱밑의 인구 400만 의창시와 인구 1100만 우한시의 상황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서는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데이터는 추산한 수치로 실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영상은 싼샤댐에 대해 해발 181m에 위치했으며 길이 2355m, 최고 수위 175m, 총 용량 393억m³라고 소개한 뒤 “만약 댐이 붕괴하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댐 붕괴를 실행하고 이후 결과를 나타냈다.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 화면캡처

댐이 붕괴하자 높이 100m의 홍수가 쏟아졌습니다. 강 양쪽의 산이 벽 구실을 하면서, 홍수는 퍼지지 않고 시속 100㎞의 속도로 하류로 질주하듯 흘러내렸다.

싼샤에서 이창까지 물길은 약 50㎞. 댐 붕괴 30분 만에 홍수는 그다음 댐인 거저우댐을 무너뜨리고 이창시를 덮칩니다. 높이 20m 시속 70㎞의 쓰나미에 휩쓸린 이창시는 5시간 만에 10m 물속에 잠겼다.

홍수는 그다음 도시들을 시속 60㎞ 이상의 물결로 차례차례 휩씁니다. 높이 15~20m의 물결이 산악지방을 지난 후 평지에 도달하면 부채꼴로 퍼지면서 피해 면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물결이 분산되면서 수위는 8m 이하로 떨어지고 유속은 시속 25㎞로 떨어지지만, 홍수로 불어난 창강(양쯔강)의 물은 최소 시속 35㎞를 유지하며 징저우를 수몰시킨 뒤 인구 1100만 우한시로 직행했다.

댐 붕괴 10시간 뒤, 홍수가 우한에 도달했다. 우한은 해발 18~40m에 위치해 도심 전체가 수몰되지는 않지만, 상당 지역이 5m의 물속에 잠기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에서는 나타났다.

또한 우한을 지나면 수로가 좁아져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우한에 고인 물은 쉽게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19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중화권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중국의 절반이 물에 잠기겠네. 너무 끔찍하다” “댐이 무너지면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 첫째 현재 중하류 일부 지역은 이미 물에 잠겼고, 둘째로 파손된 댐의 잔해도 살상력이 있다” “싼샤댐에 토사가 쌓였을 것이다. 이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댐이 무너지면 물뿐만 아니라 대량의 토사가 터져 나온다”는 댓글이 달렸다.

자신을 지방의 홍수방지 기관 관계자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정부와 관련된 기관이 제작한 시뮬레이션 같다. 일반인이 만들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혹시 댐에 이미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라는 의문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싼샤댐에서 밤낮으로 물을 방류하는데, 이 시국에 댐 붕괴 시뮬레이션이 유출됐다”며 정부 측에서 의도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퍼뜨렸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이같은 추측은 최근 한 달간 창장 유역에서 홍수가 끊이질 않으면서 싼샤댐 붕괴설이 제기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싼샤댐은 최선을 다했다’는 중국 포털 게시물 | 화면 캡처

지난 12일 중국 포털 왕이(網易·넷이즈)는 “싼샤댐은 이미 최선을 다했다. 싼샤댐(관리공사)에서는 이번에 너무 어렵다고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중국의 포털 게시물이 당국의 철저한 검열과 감시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각에서는 “당국(중국 공산당)이 싼샤댐의 사망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해당 글에서는 싼샤댐이 완전히 붕괴하면 100억톤 단위의 물이 쏟아져 시속 100㎞의 물결이 5시간 만에 후베이성 징저우와 이창을 수몰시키고 10시간 만에 우한을 덮치며 24시간 내에 난징에 도달해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구글 위성사진을 분석했던 싼샤댐 전문가 왕웨이뤄 박사는 “싼샤댐이 무너지면 창장 중하류에서 상하이까지 끝장난다. 홍수뿐만 아니라 20억~30억㎥의 토사까지 덮친다. 토사는 홍수보다 파괴력이 훨씬 크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