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할아버지 햄스터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서현
2020년 11월 3일 오후 1:5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6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다만, 반려동물의 시간 속도는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는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까지 몫으로 안아야 한다.

햄스터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행스터도 지금 달구라는 녀석과 이별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

유뷰터 채널 ‘행스터’

햄스터의 평균 수명이 2년 남짓. 그런데 달구는 2년 5개월을 훌쩍 넘겨서 살고 있다.

사람의 나이로 치자면 100살에 가깝다.

그는 달구를 2018년 6월에 만났다.

우연히 달구의 분양 글을 보고 원주까지 달려가서 달구를 데려왔다.

키우는 햄스터 중에서는 달구가 가장 작고 허약했다.

처음에는 녀석과 빨리 헤어질 수도 있겠구나 걱정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와 인연이 닿은 햄스터 중 달구는 가장 장수하는 녀석이 됐다.

유뷰터 채널 ‘행스터’

요즘 달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사를 확인해야 할 정도로 눈에 띄게 쇠약해졌다.

윤기가 흐르던 털은 푸석푸석해지고 많이 빠졌다.

통통하던 얼굴에는 주름이 잡혔고, 네 다리는 앙상해졌다.

이제 혼자서는 톱밥도 털어내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백내장 진단까지 받았다.

병원에서는 “노화로 인한 거라 어쩔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아프게 다가왔다.

유뷰터 채널 ‘행스터’

간혹 그에게 “쥐를 왜 키우냐?”라며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의 달구가 여전히 애틋하고 짠하고 사랑스럽다고 한다.

부모의 눈에는 다 늙은 자식도 아기처럼 보이듯, 그에게는 달구도 마찬가지다.

행스터는 늙어가는 햄스터의 변화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햄스터 역시 소중한 반려동물로 인식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달구가 부디 올해까지만이라도 버텨주기를 바라며 녀석의 남은 시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