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접종했다”는 중국 시노팜 백신, 임상 데이터 공개 왜 안하나

윤건우
2020년 11월 27일 오후 4:52 업데이트: 2020년 11월 27일 오후 5:15

“중국에서 투명성 기대하는 건 사치…제약사들 공개 의지 없어”

중국 공산당(중공) 국영 제약사 중국의약집단(시노팜) 산하 중국생물기술집단(CNBG)이 중공 폐렴(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신청했다. 그러나 효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CNBG는 중국국가의약국에 중공 폐렴 백신을 일반인들도 접종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시노팜 회장이자 사내 공산당 위원회 당서기인 류징진은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긴급 접종했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시노팜은 실제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3상 임상시험 결과가 이달 안에 나온다고는 했다. 그러나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공 폐렴 백신을 개발하는 중국 의약사는 시노팜 외에 시노백, 캔시노 등 3곳이다. 캔시노가 1, 2기 임상시험 결과를 영국의 국제적 의학저널 <란싯(The Lancet)>에 제출한 것 외에 아직 이들 3사에서 공개한 임상시험 데이터는 없다.

미국 화이자, 모더나는 각각 지난 7일과 16일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며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어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이 같은 양국 제약사의 대비에 대해 재미 경제전문가 왕젠은 “중국에서 투명성을 말하는 것은 사치”라며 “중국의 제약회사들은 데이터를 공개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국 백신 개발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 2차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개한 캔시노의 실험 결과에 대해서도 “효능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은 캔시노의 임상시험은 백신이 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백신의 효능을 검사하는 시험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캔시노의 백신은 접종 후 4주 안에 항체 반응을 신속하게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접종자 체내에 생기는 항체 수준이 중공 폐렴에 걸렸다가 자체 회복한 사람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캔시노 백신은 전염병 확산 시 긴급 상황용 정도라는 것이다.

대만 출신의 전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리둔후 교수는 “후보물질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곧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개발하는 백신은 모두 불활성화 백신이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제거해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미국 화이저, 모더나는 핵산 백신이다.

리 교수는 “핵산 백신을 접종하면 인체 들어가 수정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 코로나에 면역력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불활성화 백신은 이론적으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보유할 수는 있으나 다른 보호 기능이 없어 백신으로서는 단점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효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 중공 보건당국은 지난 7월 제약회사 시노팜과 시노백이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중공 폐렴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긴급사용 승인으로 저장성 이우시, 닝보시 등이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이나 곧 출국 예정인 국영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일반인에게도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공 보건당국은 이들 접종자를 지속해서 관찰하겠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공 폐렴 사태 때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모습이다.

상하이 제2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계 이민자 허안첸 씨는 “중국이 개혁 개방 이후 의료수준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중공 폐렴) 백신 효능에 대해서는 믿을만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지인에게서 뒷돈을 주고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말을 들었다. 중국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일부러 백신을 단계적으로 풀면서 일종의 ‘흥행몰이’를 하는 것 같다”며 “국민을 실험체로 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