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최악 황사 덮친 중국…햇빛 실종된 베이징

류지윤
2021년 03월 16일 오전 11:29 업데이트: 2021년 03월 16일 오후 2:27

중국 수도 베이징이 짙은 황사에 뒤덮이며 공기질이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15일 베이징 외에 중국 북방 11개 성에서도 황사가 발생했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최근 10년 사이 중국에서 가장 강하고 거대한 황사다.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8시 북부 12개 성시에 대규모 황사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이후 주의보를 황색경보로 격상했다. 올해 들어 처음 내려지는 황색경보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베이징, 허베이 북부, 신장위구르 서부, 간쑤성 중서부, 네이멍구, 산시성 북부 등지에선 모래나 먼지가 날렸고 일부 지역에는 황사가 덮쳤다.

이날 베이징은 가시거리가 1km 이하로 떨어지면서 출근길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중앙기상대는 이번 황사가 최근 10년간 중국에서 가장 강력하고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15일 황사가 덮친 중국 베이징. 중국중앙방송국(CCTV) 건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 LEO RAMIREZ/AFP via Getty Images

중국환경모니터센터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베이징의 실시간 공기질지수(AQI)는 500을 나타내 가장 심각한 수준(301∼500)에서도 최악을 기록했다.

온라인에는 황사로 뒤덮여 햇빛을 볼 수 없는 베이징 사진으로 도배됐다.

한 누리꾼은 “세상의 종말 같다”며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도 황사 이야기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웨이보 인기 검색어에는 ‘네이멍구 황사’가 주요 검색어로 떠올랐고 베이징이나 다른 주요 도시 황사 소식은 자취를 감춰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이 황사에 대한 불만 여론을 잠재우려 검열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이들은 “오늘은 숨쉬기가 힘들다” “공기에서 흙맛이 난다” “온종일 사레 걸린 기분”이라며 SNS에 고통을 호소했다.

한 네티즌은 “20여년 전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황사를 경험했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공기가 맑았던 시절을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