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남았다”는 의사 말에도 시민 목숨 구하려고 불 끄러 출동하는 시한부 소방관

김연진
2020년 6월 10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0일

“딱 1천명만 더 구하고… 그때 그만두자…”

남은 시간이 1년 남짓이라는 의사의 말에도,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화재 현장에서 위험에 빠진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오늘도 방화복을 입는다.

그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JTBC

지난 6일 JTBC 뉴스는 “시한부 소방관, 국가는 인정할까”라는 제목으로 ‘혈관육종’이라는 희귀암에 걸린 김영국 소방관의 사연을 전했다.

특전사 출신의 13년차 베테랑인 김영국 소방관은 “지금까지 구조 출동만 3천건이 넘었고, 화재 출동은 1천건 정도”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2년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병원에서 희귀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가족력도 없고, 꾸준히 운동도 하는 그가 3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됐다.

김영국 소방관은 “항암제랑 방사선 치료를 함께 받았는데, 얼굴에 방사선을 쐬니까 혀가 녹았어요”라고 말했다.

JTBC

독한 항암치료 끝에 가까스로 소방서로 복귀했으나, 불과 몇 달 만에 암은 재발했다. 이번에는 암세포가 폐까지 퍼졌다.

의사는 “남은 시간은 1년 정도”라며 그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그러나 김영국 소방관은 “후회는 없다”고 말하며 방화복을 입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지난해 말에는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하다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공무상 요양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업무로 인해 병에 걸렸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소방관 개인이 ‘불을 끄다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JTBC

이에 김영국 소방관은 화재 출동 건수를 모으고, 직접 역학 조사를 받았다. “화재 현장에서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도 받았다.

그는 “인사혁신처 조사관이 나오셨던 적이 있는데, ‘이 자료로는 공상 승인을 받기가 힘들다’는 말을 했다”라며 “그 연기를 한 번 마셔보면 아마 그런 생각을 못 하실 것 같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래도 구조대원으로 남고 싶다.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대원들도 명예를 회복하셨으면…”이라고 전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