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이 공개한 ‘피로 얼룩진’ 잔인한 돌고래 포획 현장

이서현
2020년 01월 20일 오전 10:3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7

‘휴머니멀’이 잔인한 고래잡이 현장을 고발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3부-어떤 전통’에서는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고래 학살 실태를 공개했다.

제작진은 대서양에 있는 페루 제도에서 70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들쇠고래 사냥과 아쿠아리움용 고래 공급처인 일본 타이지 마을을 취재했다.

이 두 곳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합법적 포경 지역이다.

MBC ‘휴머니멀’

북유럽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운 페로 제도의 한 마을 해안가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기다리는 건 바다에서 배가 몰고 오는 들쇠고래였다.

사람들은 해안에 다가온 고래를 쇠꼬챙이로 머리를 내리찍어 뭍으로 끌어올렸다.

바다는 금세 고래가 흘린 피로 붉게 물들었다.

과거에는 식량이나 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 사냥을 했다지만 지금은 꼭 고래가 아니어도 되는 상황.

그런데도 이들은 전통이라는 이유로 1년에 한번씩 이런 대학살을 벌였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는 주민의 말에서는 ‘학살을 즐긴다’는 인상마저 풍겼다.

MBC ‘휴머니멀’

일본 타이지 마을의 고래 사냥 방법도 페로 제도와 비슷했다.

배로 돌고래를 한 곳으로 몰아 잠수부를 투입해 포획하거나 죽인다.

이 과정에서 돌고래는 바위에 긁히고 배의 프로펠러에 상처를 입게 된다.

타이지 마을의 돌고래 포획량은 연중 2천마리가 넘는다.

예쁘지 않은 고래는 바로 죽여서 식용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현장은 피바다가 된다.

MBC ‘휴머니멀’

어부들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려고 사냥 시 천막을 동원해 현장을 가렸다.

또, 칼날로 고래의 척수를 끊은 뒤 마개로 구멍을 막아 피가 새어 나오지 않게 죽이는 방법도 바꿨다.

생포된 고래는 갇혀서 돌고래 쇼에 이용되거나 전 세계 아쿠아리움에 팔려 간다.

유대감이 강한 돌고래는 쉽게 가족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때문에 태풍 등으로 가두리가 망가지면 멀리 도망갈 수도 있지만 주변을 맴돌다 다시 포획된다고.

MBC ‘휴머니멀’

타이지 마을을 감시하려고 매년 3개월씩 이곳을 찾는다는 돌고래 보호 활동가 팀 번즈는 지능이 높은 돌고래가 겪는 고통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동물이 죽을 때 고통받지만, 돌고래는 자신이 죽는다는 걸 인지하면서 죽는다. 사람들은 돌고래가 바다에서 수족관까지 옮겨지는 과정에서도 얼마나 많이 죽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 과정은 아주 비도덕적이고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