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봉쇄 해제…주민들, 이웃 지역 경찰에 격렬 항의

남창희
2020년 03월 29일 오전 9:10 업데이트: 2020년 03월 29일 오전 9:58

27일 후베이성-장시성 잇는 대교서 충돌
신규 확진자 0 발표에도 타 지역 ‘불안감’
지방정부, 중앙 호소에도 후베이성 배척
전문가 “中 공산당, 지방 장악력 약해져”

 

중국 우한을 제외하고 후베이성 대부분 지역에 내려졌던 봉쇄가 해제된 가운데, 후베이성에서 주민 봉기에 가까운 사건이 발생해 중국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사건은 지난 27일 오전 후베이(湖北)성과 인접한 장시(江西)성을 연결하는 장강(長江)대교 위에서 벌어졌다.

두 달여 만에 봉쇄가 풀린 후베이성 주민들은 직장 복귀를 위해 기차에 탑승해야 했지만, 후베이성 황메이현에는 기차역이 없어 가까운 장시성으로 넘어가야 했다.

그런데 후베이성 주민들이 다리 위로 대거 몰려들자, 장시성 주장시 교통경찰은 관문을 설치하고 막아섰다. 우한폐렴 유입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장시성 교통경찰은 기차표와 녹색코드 등이 확인된 후베이성 주민만 버스에 태워 기차역으로 이송하려 했고, 후베이성 쪽으로 넘어가 관문을 설치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후베이성 교통경찰들이 제지하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두 지역 경찰 사이에 빚어진 몸싸움은 곧 난투극으로 번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후베이성 주민들은 자기 지역 경찰을 지원하려 몰려들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영상에서는 수천명이 되는 후베이성 주민들이 다리 위로 집결했다.

시위가 커지자 황메이현 공산당 서기와 주장시 공산당 서기가 현장까지 나왔다. 결국 관문이 철거되고 장시성으로 향하는 도로가 개방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주민 항쟁을 담은 영상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후베이성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던 건, 최근 중국에서 후베이성 출신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비인도적인 대우와 격리조치를 받기 십상이다. 감염병을 퍼뜨리는 전파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중공) 당국과 언론에서는 녹색 건강코드(健康碼)를 받은 후베이성 주민들을 차별하지 말자고 호소하지만, 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건강코드는 중국 스마트폰 앱의 명칭이다. 앱을 설치 후 자신의 개인정보와 여행 이력 등을 입력하면 녹색, 노란색, 빨간색 코드를 부여받는다. 녹색은 정상, 노란색은 우한폐렴 의심, 빨간색은 감염이다.

이러한 타 지역 주민들의 의심과 경찰의 강압적 행태는 오늘날 중국 전염병 확산의 실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방정부에서 ‘후베이성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하라’는 중앙정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중공 당국은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신규확진자가 ‘0’(제로)라고 발표했다. 정상인 사람에게는 녹색 건강코드를 부여해 이동을 허가한다.

그러나 지방정부는 이를 쉽게 수용하지 않고 있다. 후베이성 봉쇄 해제가 발표됐지만, 베이징시에서는 후베이성 차량·주민의 베이징 진입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포크타임스 중문판 중국전문가 샤샤오창은 “베이징은 중공 고위층이 모인 곳이다. 이들은 감염병의 실상을 알고 있다. 감염병 확산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중공은 중국인들의 업무 복귀를 종용해야 하므로, 실상을 감추고 감염병이 통제되고 있다는 허상을 조성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이는 감염병이 또 한번 대규모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한 복선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거짓으로 가득한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비극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한 샤샤오창은 “이번에 장시성 지방정부가 후베이성 주민들의 진입을 막은 것은 베이징에서 후베이성 차량과 주민 진입을 막은 것을 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 정부가 어떻게 명령하든, 지방정부에서는 중공 고위층의 실제 행동을 보고서는 감염병 확산 위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판단했다는 것이다.

샤샤오창은 “이번 후베이성-장시성 간 충돌은 중공 고위층의 지방 장악력이 그만큼 허약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중공 내부 분열과 총체적인 허약성은 중공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