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특집] 기후위기? 누가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가…“추위가 무지 깨우칠 것”

이윤정
2022년 10월 11일 오후 3:15 업데이트: 2022년 10월 11일 오후 3:15

박석순 교수 “기후 위기는 없다”
지난 100년간 기후 관련 사망자 99% 감소
부강한 나라일수록 기후 재해 적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가 환경 지킨다

지난 9월 24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기후 정의 실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환경단체들이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주제로 개최한 집회와 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3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단체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모두 기후 위기의 최일선에 있는 당사자들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불평등한 체제에서 이대로 살지 않을 것”이라며 “화석연료 사용 및 생명 파괴 체제, 사회적 불평등을 끝내고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이를 두고 “2008년 광우병 사태와 비슷한 기후 선동”이라며 “기후 위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기후 대재앙은 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과장하고 개발에 무조건 반대하는 환경보호주의, 환경보호운동에 저항해온 박 교수는 지난 8월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정년퇴임 후 환경권 보호, 기후변화 진실, 국토 선진화를 미션으로 하는 ‘한국자유환경총연맹’을 창립해 공동대표 겸 한국자유환경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세계적인 기후환경 과학자 및 전문가 모임인 ‘클린텔(CLINTEL)’은 지난 6월 “기후 위기는 없다(There is no climate emergency)”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계 기후 선언(WCD·World Climate Declaration)’을 발표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1400여 명이 서명했다. 이 선언은 노르웨이 출신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Ivar Giaever), 세계적인 기후과학자 미국 MIT 공대 리처드 린젠 교수를 비롯해 26명의 앰배서더(Ambassador)가 주도하고 있다. 박석순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앰배서더에 선정돼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기후 재난, 100년간 지속 감소

박 교수는 “지난 100년간 가뭄·홍수 등 기후 관련 사망자가 약 99%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100년간 가뭄·홍수 등 기후 관련 사망자가 약 99% 줄었다. | OFDA/CRED database

박 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시대는 없었다”면서 “한반도 최악의 기후재난은 17세기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7세기 이상 기후에 관한 역사 기록을 언급하며 “조선은 17세기 초반부터 소빙하기의 영향을 받아 태양의 활동이 약해졌고, 곡식이 여물지 않아 병정 대기근(1626~1627), 계갑 대기근(1653~1654)이라는 참혹한 재난이 발생하면서 큰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도 경신 대기근(1670~1671)으로 전체 인구 500만 명 중 100만 명이 사망했고, 을병 대기근(1696~1695) 때는 140만 명이 사망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 최악의 기후 재난이었다”고 부연했다.

20세기에도 기후재난은 있었다. 박 교수는 “1925년 7~9월 대홍수로 64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가옥 5만여 채가 침수됐다”며 1965년 7월 집중호우, 1972년 8월과 1984년 9월 서울 대홍수, 1990년 9월 폭우로 124명 사망·실종된 사건 등을 기후 재난 사례로 꼽았다.

20세기 기후재난 관련 보도 | 박석순 교수 제공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가 환경 지킨다”

박 교수는 “기후 위기의 원인은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강한 나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환경을 지킨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G7 국가에서는 홍수 같은 기후 재난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과학기술이 발달한 부유한 나라일수록 국토를 선진화하고 잘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 국토를 선진화해 재난을 극복해온 선배 세대와 산업 역군, 기업가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상상 속 재앙을 만들어 위대한 우리의 앞선 세대들을 오히려 악마화하고 원망·저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박 교수는 “기후 선동의 목적은 반(反)기업·반(反)자본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존재하지 않는 ‘기후 위기’라는 재앙을 만들어 선동하는 주체는 사회주의자들”이라며 “이번 집회를 통해 자본주의를 종식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등 사회체제를 뒤집자는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낸 셈”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이는 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반(反)정부 운동”이라며 “정부도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보약…CO₂ 증가로 지구 푸르러져”

박 교수는 단체의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화석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자본주의를 중단하라는 것”이라며 이산화탄소와 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생태계 보약”이라며 “위성 관측 사진을 보면 매초 축구장 2.7개 면적만큼 푸르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호주국립대학교(ANU)는 위성 관측 결과 1982~2015년 사이에 호주, 북미 등에서 조사한 일부 건조 지역에서 이산화탄소 시비효과로 초목의 분포면적이 11%가량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 패트릭 무어 박사 제공

박 교수가 번역한 그레고리 라이트스톤 미국 이산화탄소연맹 회장의 ‘불편한 사실’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증가는 식물이 더 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전 세계 더 많은 사람에게 식량을 제공한다.

박 교수는 “우리의 후손을 위해 화석연료를 아껴 써야 한다”면서 “이산화탄소를 기후 재앙의 주범으로 몰아 공포심을 조장하고 화석 연료는 무조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결국 추위가 오면 인간의 무지를 깨우치게 될 것”이라며 “지구에 소빙하기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관측되는 소빙하기 도래 증거들을 제시했다.

지구는 점점 추워지고 있다. | 나사(NASA) 제공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관측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금까지 지구 기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22년 6월까지 감소 추세를 100년으로 환산하면 섭씨 -1.08도에 해당된다. 이는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의 섭씨 +0.8도보다 감소 정도가 크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국립 눈 및 얼음 데이터 센터(NSIDC·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에 의하면 북극해 여름철 빙하는 2012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덴마크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그린란드 빙하는 2012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남극대륙 동쪽은 기온이 계속 떨어졌고 그나마 서쪽 반도의 빙하가 녹았지만, 이곳도 최근 20여 년 동안 기온이 떨어지고 있음이 관측되고 있다.

박석순 교수는 그의 역서(譯書) ‘불편한 사실’ 서문에서 “이산화탄소를 기후 대재앙의 원인으로 악마화하여 탄소세를 부과하고 인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에너지 정책을 정치적·상업적 목적에 따라 왜곡하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사회주의 통제경제로 몰아가려는 어설픈 시도에는 함께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