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경계론 확산 “도청·통제시 국가안보 위협”

Zhang Ting, China News Team
2019년 08월 5일 오후 1:26 업데이트: 2019년 08월 5일 오후 1:33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과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 보안 문제를 이유로 차세대 이동통신 5G 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좌절됐다.

하지만 중국 화웨이가 해저케이블 시장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경계론이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통신시장 전문 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현재 국제 통신의 99% 이상이 광케이블을 통해 이루어진다. 구리선 케이블과 비교해 전송량과 속도에서 이점이 큰 광케이블은 대부분 해저에 있다.

최초의 해저 전신 케이블은 1850년 영국과 프랑스 간에 놓였다. 대서양에는 1858년 아일랜드와 미국 뉴펀들랜드 간에 연결되었으나 케이블의 절연 실패로 사용되지 못했다가 1866년에 최초로 대서양 횡단 케이블 설치에 성공했다.

1858년의 대서양 해저케이블망. (위키백과 퍼블릭 도메인)

32년 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초의 대서양 횡단 해저케이블 TAT-8이 만들어졌다. TAT-8의 전송속도는 미국 가정용 평균 인터넷 연결 속도의 약 15배인 280MB/초였다.

해저케이블은 현대 인터넷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이에 최근 몇 년 동안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대기업들이 여러 광케이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광케이블이 사람들의 거의 모든 통신을 전담하고 있지만, 광케이블은 악의적인 공격과 도청 등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 CNN은 “현재 120만km가 넘는 해저케이블 380개가 전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데, 이는 대다수 국가의 안보와 경제급소”라고 했다.

CNN은 또 국제통신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광케이블이 일단 손상되면 그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해마다 광케이블 파손사고가 약 200번 발생하는데 어망, 닻 등 인위적인 요소로 인한 파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파손되기도 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해안을 강타해 710억 달러(약 84조 995억 원)의 피해를 줬을 때, 북미와 유럽을 잇는 몇몇 주요 해저케이블이 작동되지 않았다.

2008년 2월, 북아프리카와 페르시아만 지역의 인터넷이 갑자기 끊기거나 인터넷 속도가 답답할 정도로 느려졌다. 이는 이집트 해안에서 멀지 않은 해저케이블 3개가 손상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또 다른 손상 원인 두 가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 누군가 일부러 손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시 선크 영국 의원은 2017년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누군가가 영국 해저 통신망을 공격한다면 국가안보와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세드윌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은 2017년 의회 청문회에서 “해저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제2차 세계대전당시의 런던 부두 폭격이나 발전소 폐쇄와 동일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해저케이블망 | Wikimedia Commons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는 이외에도 해저케이블의 도청 위험성에 점점 주목하고 있다.

CNN은 “광케이블은 거의 모든 국제 통신 전송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광케이블 도청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면서 “이는 호주가 시드니와 솔로몬제도를 잇는 해저케이블을 부설할 때 화웨이의 참여를 거부한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지난 2011년부터 호주 광대역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문을 두드려 왔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지난해 6월, 호주는 시드니와 솔로몬제도를 잇는 4000km의 해저 케이블망 부설 사업에 화웨이를 택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CNN은 “미국 통신 AT&T 실험실의 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네트워크를 파괴할 수 있고, 사용자의 정보가 그들이 이미 통제하는 광케이블을 통과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6월 13일,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호주 총리와 릭 호우(Rick Hou) 솔로몬제도 총리가 회담을 열고 양국을 연결하는 화웨이의 해저 통신케이블 건설 차단에 합의했다. | LUKAS COCH/AFP/Getty Images

이처럼 화웨이가 해저케이블 시장에 뛰어들면서 정보 도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이 간첩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그들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했다”고 했다.

지난 3월 12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는 화웨이와 화웨이의 해저케이블 사업을 국제적인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 공산당 전략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5G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의 도입으로 인해 앞으로 해저케이블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호주 등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CNN은 “해저 전화선을 도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광케이블 자체를 통제한다면 얼마든지 도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호주 등이 화웨이의 해저케이블 건설을 강력히 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WSJ는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가 해저케이블 시장에 진입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해저케이블을 점점 더 추가 설치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후에 데이터의 양을 바꾸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고, 한 국가의 광케이블 연결을 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