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폴더블폰 출시…삼성 OLED 도난 기술과 관련있나

허젠(何堅)
2019년 02월 26일 오후 2:25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오후 12:21

삼성이 갤럭시 폴더블폰을 출시하자마자 화웨이가 신형 폴더블 메이트X를 내놓았다. 양측의 모바일 기술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이 치열한 듯 보였다. 하지만 화웨이 폰의 폴더블 기술은 지난해 말에 불거진 삼성 OLED 폴더블 기술 도난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18년 11월 28일(보도 원문), 수원지검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장착된 ‘휘어진 OLED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중국 업체에 빼돌린 혐의로 삼성 협력사 톱텍 경영진을 구속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용의자가 독립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삼성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폴더블 기술 정보를 입수하고 이 중 일부 자료를 중국에 팔아 155억 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톱텍에서 제공하는 자동화 장비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 회사는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용의자가 빼돌린 삼성 기술장비를 중국에 발송하다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톱텍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삼성의 OLED 폴더블 화면 기술을 불법으로 중국 회사에 매각했으며, 2018년 5~8월에는 훔친 삼성 기술로 제작한 ‘플렉서블 OLED 3D 라미네이션 장비 24대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톱텍은 이 중 16대를 중국 회사에 불법 판매했으며, 8대를 추가로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2018년 12월 1일(보도 원문), 일본 닛케이신문은 삼성이 도둑맞는 폴더블 화면 기술을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징둥팡(BOE) 및 다른 3개 회사에 판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신문은 징둥팡을 비롯한 두 회사가 삼성 도난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다른 두 회사는 기술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징둥팡(BOE)은 삼성 휴대전화의 최대 라이벌인 화웨이폰의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업체다.

한국 언론 ‘비즈니스 코리아(Business Korea)’ 2018년 11월 30일 자 보도(보도 원문)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회사들이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한국 기술을 훔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요즘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가짜 협력기업, 즉 페이퍼 컴퍼니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퇴직자들이 2년 동안 경쟁업체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코리아는 징둥팡(BOE)이 삼성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로부터 OLED 화면 기술을 취득할 수 있도록 청두중광전기기술(COE Technology)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유출된 기술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6년간 연구 개발한, 삼성의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로, 한국공업기술보호법이 보장하는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닛케이신문은 “삼성이 기술 유출 사건으로 향후 3년간 매출 58억 달러, 영업이익 8억 9000만 달러가량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협력업체 기술, 작년에 비약적으로 발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1950~80년대에 개발됐지만, 2000년대 초반에야 실용화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OLED는 능동형 구동방식(AM)과 수동형 구동방식(PM)으로 나뉜다. 현재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는 휴대전화 등 소비형 전자제품 디스플레이의 큰 방향이다.

현재 스몰 사이즈 아몰레드 패널 시장은 삼성이 95%를 점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징둥팡(BOE), 비지상노(Visionox), 우한텐마 등도 생산 능력을 키우고 삼성과 경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화웨이폰 아몰레드 패널은 징둥팡이 주로 납품하고, 샤오미 폴더블폰의 아몰레드 패널 공급사는 비신노다.

2018년 3분기 이후 화웨이의 휴대전화 폴더블 화면 공급사인 징둥팡 아몰레드 패널 양산 기술이 크게 도약했다. | 사이트 캡처

2018년 5월 전자신문 ‘ET 뉴스’는 화웨이와 징둥팡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이 중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징둥팡이 맡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즈(DigiTimes)에 따르면(보도 원문), 2018년 3분기 이후 중국 아몰레드 패널 주요 제조업체인 징둥팡의 양품율(검사에 통과한 비율)이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갑자기 크게 상승해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는 2019년 1월 징둥팡이 2018년 3분기, 6.39인치 QHD + AMOLED 소프트 패널의 양품율이 10%를 넘는 데 그쳤지만 4분기에는 이미 30%를 넘었고, 2019년에 들어서서는 계속 상승해 연말에는 50%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징둥팡은 70~80%에 달하는 삼성의 양품율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지만, 2018년 3분기 이후 AMOLED 패널에서의 기술이 큰 폭으로 도약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2018년 3분기 이후 징둥팡 아몰레드 패널 기술이 ‘돌파’되자 화웨이가 24일 첫 폴더블폰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