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위상 흔들…일본,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 노린다

류지윤
2020년 11월 4일 오전 7:00 업데이트: 2020년 11월 4일 오전 8:35

중국 공산당의 ‘홍콩판 국가안전법’ 강행으로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일본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재팬타임스는 3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도시들이 차세대 금융허브를 노리고 외국기업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는 홍콩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외국 금융기관에 온·오프라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제작한 글로벌 금융허브 비전 안내자료도 곧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都)지사는 “이번이 금융권 인력과 기업들을 (도쿄로) 끌어들일 마지막 기회”라며 총력전을 다짐했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아시아 최대이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로 약 3천700개 회사가 상장돼 있다.

그러나 언어장벽과 높은 세율이 단점으로 자주 지적된다.

이에 지난 10월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는 세금 제도 점검과 영어 행정서비스 제공, 비자제도 완화 등을 약속하며 행정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도쿄 외에 최근 국제회의 개최 빈도에서도 일본 내 2위를 차지한 후쿠오카가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후쿠오카는 10월부터 외국 금융기관을 대상 상담센터를 개설, 외국계 기업의 현지 사업을 지원하고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가 자문을 제공한다.

오사카도 투지를 보이고 있다. 도쿄, 나고야와 함께 일본 3대 증권거래소가 있는 오사카는 지난달 1일 시스템 장애로 만 하루 동안 거래가 중단돼 체면을 구긴 도쿄 증권거래소의 대항마로도 여겨진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지사는 “우리 시는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세금과 비자 제도 개정에 진지한 자세를 보이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민간기업도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본 금융기업 SBI홀딩스의 요시타카 기타오 총재는 오사카와 협력해 효고현의 오사카 인접 지역에 새로운 금융센터를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