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지지’ 한국 대학생들 2백여 명… 中 대사관 향해 평화 행진

애나 조
2019년 11월 24일 오후 1:2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3

‘홍콩 시위 지지’를 위해 한국 대학생 2백여 명이 중국 정부를 향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3일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안전모를 착용한 홍콩 시위 지지 대학생들은 서울 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명동까지 평화 행진을 한 뒤, 주한 중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홍콩 시위 지지를 위한 행동은 꾸준히 있었지만 이번 집회는 16개 단체가 연대하고 참여 인원도 2백여 명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23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2백여 명이 서울 광장 인근에서 사전 집회를 하고 있다. |Epoch Times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모임 측은 “많은 친중파들은 우리의 연대와 지지를 내정간섭이라 비난하지만 자유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편에 서는 것은 내정간섭이 아니다”라며 “다른 국가에 살고 있다고 해도 부당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다.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시진핑의 탄압지시 규탄한다” “홍콩과 함께하자” “5대 요구사항 모두 수용”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박도형(22,서울대)씨는 “홍콩 시민들이 1980년 광주와 현재의 홍콩을 비교하는데, 홍콩은 반복되는 역사이자 시대의 외침”이라며 “우리가 반드시 그 부름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 홍콩 시위 지지를 위해 한국 대학생들 2백여 명이 서울광장 인근에서 명동까지 평화 행진을 하고 있다. |Epoch Times

한국 대학생들은 지금까지 레넌 벽 설치와 대자보 등 학내에서 조용히 홍콩 시위를 응원해왔다. 그 과정에서 중국 유학생들로부터 온라인에서 인신공격을 받은 학생도 있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한 학생은 “그동안 많은 욕설과 협박을 당했지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들의 행동으로 중국이나 중국인 전체를 혐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평화와 민주주의의 목소리로 주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 대만인 관광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며 “지아 요우(힘내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Epoch Times

관광 중이던 외국인들도 대학생들의 모습을 촬영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택시로 이동 중이던 대만인 관광객은 창문을 내린 뒤 사진을 찍으며 “지아 요우(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화교라고 밝힌 케이시 츄는 “홍콩인이 아닌 대학생들 중 처음으로 한국 학생들이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인상적이고 놀랍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걸 알고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행동도 할 수 없다면 최소한 목소리라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