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이끈 조슈아 웡·아그네스 차우 등 법정 구금…내달 2일 선고

류지윤
2020년 11월 24일 오후 7:37 업데이트: 2020년 11월 25일 오전 10:40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20대 청년들인 조슈아 웡(黃之鋒·24), 아그네스 차우(周庭·23), 이반 램(林朗彦·26) 등 3명이 23일 ‘홍콩 경찰청 포위시위 사건’으로 구류처분을 받고 법정 구금됐다.

조슈아 웡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 시민들에게 서로를 보살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6월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 도중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며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일대에서 홍콩 경찰청 건물을 포위하거나 주변 사람들을 포위에 참가하도록 선동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차우는 앞선 재판에서 ‘미허가 집회 참여 및 선동’의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웡과 랜도 이날 두 가지 혐의를 인정했다. 웡은 ‘미허가 집회 조직’이라는 죄도 더해졌다.

지난 8월 10일 자택에 머물던 아그네스 차우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AFP via Getty Images

홍콩 웨스트카우룽 치안법원 재판부는 이들의 보석신청을 기각하고 구류 처분을 내렸으며 선고 기일인 내달 2일까지 구금하도록 명했다.

차우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3일 징역형을 받으면 생애 첫 수감”이라며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됐다고 말은 하지만 조금은 두렵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에 비해 감당해야 할 게 적다. 그걸 생각해서라도 용기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재판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12월 2일 경찰서에 보고해야 한다”며 “난관이 이어지지만 의연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기만을 바란다. 평안을 빈다”고 전했다.

램은 “홍콩 경찰의 합법성이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경찰청 포위가 죄였는지 민주화를 위해 필요했던 일이었는지 대답은 홍콩인들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웡은 23일 오전, 법정에 출두하기 전 법원 밖에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세 사람은 홍콩판 국가안전법의 탄압과 백색테러에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반 램, 조슈아 웡, 아그네스 차우 (왼쪽부터) | Billy H.C. Kwok/Getty Images

그는 지난 3주 동안 총 23명의 활동가, 기자, 의원이 경찰에 붙잡혔고 많은 청년들이 항쟁하다가 재판을 받거나 감옥으로 매일 이송됐다며 “젊은 그들은 홍콩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소리 없이, 후회 없이 희생했다”는 비장한 내용을 전했다.

이어 “어떤 이는 학대를 받고, 어떤 이는 망명을 강요받으며, 심지어 어떤 이는 구호를 외치다 생을 마감했다”면서 자신이 첫 출소 후 홍콩 교도소 문제를 공론화시키며 국제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펼친 것이 바로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 버텨야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최대의 인권 침해에 저항해야 한다.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의 민주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홍콩인들에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