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인권탄압 가담한 中 관리 체포 요구…경찰은 최루탄 발사

프랭크 팡
2020년 01월 20일 오후 2:51 업데이트: 2020년 01월 21일 오전 8:40

19일(현지시간) 홍콩 시내에 수천 명이 모여 인권을 유린하는 중국 공산당과 홍콩 관리들을 제재해 달라고 국제 사회에 요구했다.

지역 민주화 단체 민간집회단대(民間集會團隊)는 ‘2020년 공산주의자들에게 인과응보’라는 주제로 집회를 소집했다. 주최 측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날 채터 가든에 모인 대중이 약 15만 명이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그보다 훨씬 낮게 1만1680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시위자들은 집회 후 채터 가든에서 코즈웨이 베이로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허가 받은 채터 가든 집회도 일찍 취소됐고, 경찰은 모인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시립 병원 당국은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인원 중 17세에서 60세 사이 참가자 7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중국 공산당 추방’

현지 시각 오후 3시, 집회가 시작되기 전 채터 가든에서 몇 블록 떨어진 에든버러 광장에서는 경찰이 검은색 옷을 입은 젊은이 3명을 검문 수색했다고 전해졌다. 다행히 경찰은 이들을 놓아 주었다고 에포크타임스 홍콩지국은 보도했다.

또한 홍콩 경찰은 금융기관이 밀집한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 지구 근처에서 해머·막대기·스프레이식 페인트·장갑 등 ‘공격용 무기’를 가진 혐의로 남성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민간집회단대의 벤투스 라우 대변인은 경찰이 시위대 근처에서 홍콩 시민과 기자들을 심문하고 수색했으며, 경찰의 조치가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2020년에 있을 집회에 지속적인 참석을 요청하면서 경찰의 무력 진압에 계속 저항하자고 결의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탈리아 테너 스테파노 로돌라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항의를 지지하는 노래를 네 곡이나 부르기도 했다.

홍콩시민은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天滅中共)’ ‘진정한 보편적 참정권을 원한다’ ‘중국 공산당 추방’ ‘홍콩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영국과 미국 국기도 흔들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베이징 주인만 섬기는, 우리가 선출하지 않은 피비린내 나는 정부를 상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의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시위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로 촉발돼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요구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입장 전면 철회 △체포된 시위대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등의 요구로 확대됐다.

자신을 K라고 밝힌 시위자는 홍콩 경찰이 최전방의 무장한 시위자들뿐만 아니라 비폭력 시위자들을 더 공격적으로 구타하고 있다고 NTD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T라는 여학생은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귀 기울이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19일 미국·캐나다·호주 등 12개국 22개 도시에서 비슷한 집회가 열렸다. 세계 각국이 조율해 같은 날 열린 집회에서 이들은 홍콩인의 인권을 침해한 홍콩 및 중국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재산을 동결하고 입국을 거부하는 등의 제재 조항을 담은 미국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과 유사한 법률 재정을 위해 세계 각국 정부에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찰의 최루탄 발사와 구속

주최 측은 이날 채터 가든 집회에서 수용 인원이 제한돼 있어 일정 시간 머물다가 다른 참가자를 위해 지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해 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현지 시각 오후 4시30분경, 홍콩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 행사’를 이유로 “집회를 조기에 해산하라”고 주최 측에 요청했다.

사복 차림의 경찰이 라우 대변인과 협상하러 왔을 때, 시위대 측은 그의 신분을 확인하려 했으나 이에 불응하자 군중은 분노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2명의 경찰이 시위대에 의해 구타당했다.

홍콩 경찰은 이후 페이스북에 경찰이 구타당한 소식을 전하며 물병 투척, 도로에 바리케이드 구축, 건물에 페인트 폭탄 투척 등 시위대의 행동이 있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또한 경찰을 공격한 자를 체포하기 위해 엄격하게 법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우 대표는 그 시각 집회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70세의 여성은 경찰의 행동에 언짢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재빠르게 채터 가든에 들어갔으며 몇몇 기자들을 수색하는가 하면 여러 발의 최루탄을 발사했다. 그들은 채터 가든에서 몇 블록 떨어진 페더 스트리트(畢打街)에서 최소 12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9명은 남성이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라우 대표는 오후 7시쯤 군중을 선동하고 경찰 집회 신청 시 규정된 규칙을 어긴 혐의로 즉시 체포됐다.

오후 10시경 몽콕 인근에서 홍콩 시민이 도로를 차단하기 시작하자 경찰은 곧 도착해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며 군중을 해산시키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