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미국 홍콩인권법 제정 감사 집회 개최…추수감사절에 맞춰

Annie Wu, Frank Fang
2019년 11월 29일 오후 4:53 업데이트: 2019년 12월 1일 오전 9: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에 서명한 다음 날인 28일(현지시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에든버러 광장에 몰려들었다.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스마트폰 이미지나 종이로 인쇄된 국기 등 수많은 미국 국기를 흔들고 “미국 정부에 감사하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가담했다.

홍콩 센트럴 에든버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들고 있다. 2019. 11. 28. | Sung Pi Lung/The Epoch Times

시위 주최 측은 풍성한 수확을 감사하는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맞춰 집회를 준비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로 올 해는 28일이다.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안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홍콩을 중국으로부터 독립체로 간주하며, ‘미국-홍콩 정책 법안’에 따라 부여된 특별 경제, 통상에서의 특별 지위를 지속할 수 있는지를 미 국무장관이 매년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이 법안은 홍콩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한 중국·홍콩 정부관리를 제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 이날 집회 연사들이 이 조항을 언급하자 시민들은 큰 함성으로 기뻐했다.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수만 명의 시민이 미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에든버러 광장에 모였다. 2019. 11. 28. | Sung Pi Lung/The Epoch Times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두번째 ‘홍콩보호법안’은 미국이 홍콩 경찰에 최루탄, 후추 스프레이, 고무탄 등 비살상 시위 물품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시위대는 최근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점점 더 분노하고 있었다.

저명한 몇몇 지역 운동가들이 이번 집회에서 연설했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 제한 등에 반발하며 저항했던 ‘우산 혁명’의 상징적 인물인 조슈아 웡도 연단에 섰다. 그는 지난 일요일 선거에서 민주화 후보들의 압승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이 다수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11월 24일, 범민주 진영은 452개 구의회 의석 중 86%를 차지하며 친중파 진영을 누르고 압승했다. 또한 홍콩인 294만 명이 투표에 참가해 유권자 71.2% 참여율을 기록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으나,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친중파의 참패’에 대한 문책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중국 홍콩 에든버러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19. 11. 28. | Marko Djurica/Reuters=Yonhapnews(연합뉴스)

조슈아 웡은 우산혁명 이후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미국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음을 상기시키며, 어제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안이 제정된 것은 홍콩인이 도시 안팎에서 민주주의 의식을 고취시킨 결과라고 해석했다.

학생회 간부들도 단상에 올라 “중국 공산당은 21세기 가장 잔혹한 식민지배자”라고 주장했다.

민주 활동가이기도 한 홍콩 가수 데니스 호는 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비공식 애국가가 된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부르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본지의 계열사 NTD와 인터뷰에 응했다.

존이라고 이름을 밝힌 시위자는 “트럼프의 법안 서명은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고, 몇 달 동안 이어온 민주화 시위의 결과물”이며 “(법안이 제정돼) 우리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인은 미국과 함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위자 토비는 “중국 공산당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억제해왔다”고 언급하며, 시위 과정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포함한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과 ‘자유’만을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