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와 이어져 있는데도 확진자 200명대…’기적의 방역’ 홍콩의 비결

류지윤
2020년 03월 20일 오후 12:23 업데이트: 2020년 03월 22일 오전 8:08

에포크타임스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공 바이러스(CCP Virus)’로 명명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에서 출현해, 중국 공산당의 은폐로 인해 전 세계에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중국과 중국 공산당을 구분하여 이 바이러스를 ‘중공 바이러스’라고 부릅니다.

중공 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전 세계 117개국에 퍼졌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4만명을 넘어섰고 이란과 스페인은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기이한 것은 홍콩이다. 제2의 우한이 될 것으로 유력했던 홍콩은 현재 확진자가 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 붙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기적에 가깝다.

이에 대해 홍콩인들이 반 공산주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공산당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의 거짓발표에 현혹되지 않았으며 민간차원에서 방역을 철저히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떤 의미에서는 중국 공산당을 반대하고 멀리할수록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촉발된 송환법 반대운동 이후 홍콩으로 들어가는 중국인의 숫자는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아직 2월 통계가 안 나왔지만, 홍콩여유(관광)발전국 입국통계(PDF)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은 지난 1월 25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으로 출퇴근하거나 업무상 자주 오가는 홍콩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집계된다.

홍콩은 우한을 오가는 직통 고속철이 있고 인접한 선전과 광저우에도 감염자가 많아 언제든 감염자가 유입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실, 홍콩 정부는 베이징의 지시를 받으며 중국인의 입국을 차단하지 않았고 방역조치도 크게 힘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홍콩인들은 어떻게 전염병을 막아내고 있는 것일까.

에포크타임스 홍콩 현지 논설위원 판둥카이(潘東凱)는 “우리는 사스 사태 때 많은 교훈을 얻었다. 당시 사망자가 적지 않았다. 이번엔 모두들 바짝 긴장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혼란스러운 조언도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쓰지 말라’고 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마스크 쓴 사람은 다 벗으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홍콩인들은 그녀의 말과 반대로 하면 진리라는 걸 안다. 우리는 어떻게든 마스크를 썼다. 홍콩인의 경계심, 캐리 람의 반면교사가 방역의 비결이었다”고 분석했다.

동양적인 분석도 제시됐다. 한 중국전통의학 의사는 “역병은 사악한 기운(邪氣)의 침입이다. 바른 기운(正氣)이 강하면 사악한 기운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사는 “지난해 여름, 홍콩인들은 송환법 반대운동을 통해 자유를 지키겠다는 결의와 용기를 보이며 전 세계의 정의로운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이렇게 모인 바른 기운이 홍콩에 집중돼 중국 공산당의 사악한 기운을 억누를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1월 20일 홍콩 거리에 붙은 포스터와 표어 | 쉬강 기자=에포크타임스

지난해 송환법 반대운동 기간, 홍콩 거리 곳곳에서는 ‘천멸중공(天滅中共·하늘이 중공을 멸한다)’이라고 쓴 포스터와 현수막, 손글씨가 발견됐다.

반년 이상 계속된 시위에서 수백만 홍콩 시민들은 “천멸중공”을 외쳤고 중공의 상징인 오성홍기를 찢어 버리거나 불태워 바다에 던져버리기도 했다.

이는 구체적인 실행으로도 이어졌다. 2019년 11월 홍콩에서 구의원 선거에서는 범민주진영 후보가 총 18개구 가운데 17개구에서 당선되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친공산당 성향인 건제파는 단 1개구에서만 당선자를 내며 대패했다.

당시 투표율은 71.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남녀노소가 모두 거리로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다수의 홍콩인이 중공의 폭정에 대한 반대를 몸소 실천했다.

많은 홍콩인은 “‘천멸중공’ 네 글자가 홍콩인의 생명을 지켜주는 수호물 같았다” “하늘의 가호를 받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겸 의사 양징돤(楊景端)은 “홍콩사회 각계각층, 시민들은 중공의 통치방식을 인정하지 않으며 중공 정권에 반대한다”면서 “송환법 반대운동에서 드러났듯이 홍콩인들은 중공이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모든 일을 자신의 판단력과 경험에 의지해 대처한다. 그래서 중공의 여론공작에 흔들리지 않으며, 소위 ‘공식 통계’에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달 SNS에는 ‘홍콩 방역이 ‘잘된 것’은 송환법 반대의 성과(香港疫情’稍好’是反送中的果)’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이 게시물에서는 “송환법 반대운동으로 사람들은 더는 정부를 믿지 않고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반대운동을 겪으며 홍콩인들은 ‘자기 집 앞 눈만 치우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버리게 됐다. 전 홍콩의 모든 계층이 유대감을 형성했고 항쟁은 국제사회에서 명성을 얻었다. 전 세계가 역경을 겪으며 다져진 홍콩의 새로운 정신에 감동했다”고 했다.

홍콩의 유명 시사평론가 류시량(劉細良)은 이렇게 말했다.

“이전까지는 폭력에 저항하는 단계였다면, 지금은 시민들이 역병에 저항하는 단계다. 현재 구호는 ‘강복홍콩(康復香港·홍콩을 다시 건강하게)’이다. 나는 ‘좋은 사람은 평생 평안하다’는 걸 믿는다. 정의를 위해 진정으로 헌신했기에, 불공평한 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지지했기에, 역병이 창궐할 때 홍콩인들은 조기에 방어할 수 있었다.”

*송환법 반대운동 기간 홍콩인들은 ‘광복홍콩(光復香港)’이라는 구호를 외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