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주재 美영사관, 홍콩보안법 직후 헐값에 건물 팔았다

연합뉴스
2020년 09월 10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0년 09월 10일 오후 4:37

“정치적 민감성에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입찰자 많지 않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이 직원 숙소로 사용하던 건물과 부지를 헐값에 내다 팔았다.

로이터통신은 10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이 공개 입찰을 통해 직원 숙소로 쓰던 부동산을 25억7천홍콩달러(약 3천929억원)에 팔았다고 보도했다.

홍콩섬 남부 고급주택 지역인 슈손힐에 있는 직원 숙소는 8천825㎡ 부지에 아파트 6개동과 주차장, 수영장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정부가 1948년에 매입한 이 부동산의 시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억 홍콩달러(약 7천700억원)로 추정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건물이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해당 건물의 입찰에 참여자가 많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은 부동산 개발업체 항렁개발이 사들였다.

항렁개발은 성명을 통해 이 건물에 40억홍콩달러(약 6천116억원)를 투자해 2024년까지 고급 주택으로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부동산의 시장 가치가 31억~35억홍콩달러로 평가됐지만 그보다 낮게 팔렸다고 전했다.
미국 영사관 측은 해당 건물 매각이 미 국무부의 해외 자산 재투자 과정에서 이뤄진 ‘사업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매각이 우리의 (홍콩) 주재나 직원 채용, 활동 등 어떤 방면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영사관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계획을 밝히자 그로부터 2주 후인 지난 6월 초 해당 건물에 대한 공개 입찰에 착수했다.

입찰은 지난 7월말 끝났지만 최종 매매는 지난 9일에 마무리됐다.

블룸버그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홍콩에서 철수할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번 매각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