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입법회 선거 연기 항의 시위…경찰 289명 체포

류지윤
2020년 09월 7일 오후 2:40 업데이트: 2020년 09월 7일 오후 2:40

국회의원 격인 홍콩 입법회 위원 선거가 예정됐던 6일(현지 시각) 선거 대신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카오룽 등 도심에 모여 선거 연기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최근 홍콩 국가 퍼진 노래인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를 불렀고, ‘나는 투표할 권리를 원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던 경찰은 시위대 289명을 ‘불법 집회 참석’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 홍콩, 시대 혁명”을 외친 여성 등 30여명에 홍콩 국가안전법(홍콩안전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30일 시행된 홍콩안전법은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만 해도 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초 이날은 입법회 위원 선거가 예정됐지만, 지난 7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선거를 1년 연기했다.

홍콩 시민들은 선거 연기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홍콩 민주진영은 지난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친중파 패배가 우려되자 선거를 미룬 것이라며 캐리 람 장관을 비판했다.

현재 홍콩에서는 홍콩안전법이 통과된 이후 매주 주말마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비판의 목소리는 홍콩 자치권을 침해하고 통제를 강화한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으로까지 향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공에 반환할 당시 중공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합의 하에 홍콩을 돌려받았다.

그러나 중공은 홍콩안전법을 강행하면서 이 약속을 위반하고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