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자살 당하는’ 시위대 속출에 “중국군 특수부대 수법” 의혹 제기

Li Jing
2019년 11월 8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19년 11월 9일 오전 10:46

홍콩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자살 당하는’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특수부대에 암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빈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는 “자살하지 않는다”는 유서를 작성하는 시위대가 늘고 있다. 홍콩 시위가 5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석연치 않은 자살 사건이 100여 건에 이르자, 시위대가 의문사에 대비해 유서를 쓴다는 것이다. 이런 의문사에 대해 홍콩인들은 “자살당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석연치 않은 자살의 대표적인 사례가 홍콩에서는 지난 9월 15세 소녀 천옌린(陳彥霖)이 익사한 채 바닷가에서 발견된 사건이다. 천옌린은 야우통(油塘) 인근 바다에서 전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 폭행이나 성폭행 등 흔적이 없다며 자살로 발표했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빈과일보는 “천옌린은 수영대회에서 수상하고 다이빙팀에서 활약했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났다”며 익사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중국 공안부 특수경찰부대원의 글’이 온라인 공간에서 홍콩인들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당 글에서는 “중국 공안부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글쓴이가 언론에 보도된 사망자 시신 사진을 분석해 “인민해방군 특수부대만 가능한 ‘점혈법’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직 중국 공안부 특수경찰부대원의 글’ | 트위터

글쓴이가 지목한 특수부대는 중국 육군 특수전투부대 혹은 무장 경찰 특수전투부대다. 그는 “중국 경찰 대표단의 일원으로 홍콩 경찰특공대 비호대(飛虎隊)와 교류했다”며 “비호대에는 용의자 생포, 살해의 두 가지 작전만 있다. 다른 제3의 방식은 없고 생포 혹은 살해 작전만 훈련한다”며 그 근거를 밝혔다. 홍콩 경찰이 가능한 살해수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홍콩에서 발견된 ‘익사자’들의 사진 및 언론 보도를 분석해 ▲혀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목 졸려 죽었을 가능성이 없고 ▲익사자에게 나타나는 손발 변형이 없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물에 던져졌을 가능성이 크며 ▲내장 손상이 없고 골격 변형이 없어 비호대의 살해수법에 당하지 않았으며 ▲총상, 자상 등 무기에 의한 외상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제시했다.

또한 “시신 사진을 자세히 보면 몸에는 멍 자국이 있다. 이는 혈자리를 눌렀을 때 남는 흔적이다. 머리에는 없지만 팔이나 가슴, 복부, 허벅지, 발목, 등허리 등 이런 부위에는 기본적으로 있다. 이는 특수전투부대 최고 기밀인 혈도 봉쇄 기법의 흔적이다. 전문가가 검시를 해도 어디에 치명타가 가해졌는지 사인을 규명해내지 못한다. 혈도가 봉쇄된 후에는 가사 상태에 빠지며 시간이 길어지면 그대로 자연사하듯 숨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직 중국 공안부 특수경찰부대원의 글’ | 트위터

그러면서 “맨손으로 상대방을 가사 상태에 빠뜨리는 것은 오직 중국의 점혈법(點穴法)으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외부에 전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점혈은 주로 무협 소설 등에 등장하는 용어다. 인체에 있는 혈도나 경락을 짚어서 공격하거나 제압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무협 소설 같은 이야기에 홍콩인들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살 당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콩 인터넷에서는 의문사한 시신을 경찰이 몰래 운반하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되면서 대중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래는 지난 10월 쿤통(觀塘) 추이핑(翠屏)에서 경찰이 한 ‘자살자’의 시신을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운반하는 장면이다. 이와 관련 홍콩에서는 경찰이 시신을 은밀히 처리하는 장소가 다수 존재한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