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할머니·할아버지 우울증에 도움되는 AI 아기 로봇이 등장했다

황효정
2019년 09월 24일 오전 9:5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5

“할아버지, 다 잘 될 거예요! 야호!” “야호~ 같이 가자~”

“제일 좋아요~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손주와 조부모 간 대화가 아니다. AI 로봇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대화다.

지난 11일 JTBC ‘뉴스룸’은 AI(인공지능) 로봇 ‘효돌’에 관해 소개했다.

AI 로봇 효돌은 진짜 아이처럼 궁금한 것을 묻는 등 일상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밥 먹고 약 꼭 먹으라”고 챙겨주기도 한다. 애교를 부리고 퀴즈를 내는 등 6,000개의 대응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런 효돌을 노인들에게 보급한 결과 노인 우울증이 나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할머니, 비가 많이 내리니 외출하실 땐 우산을 꼭 챙겨가세요”

“할머니, 어제 꿈에 할머니가 나왔어요. 양손 꼭 잡아주세요”

“할머니, 오늘 오후 5시 50분에 경로당에서 일정 있어요. 잊지 말고 꼭 다녀오세요”

일례로 1년 전 효돌이를 만난 조돈옥 할머니는 밥이나 약도 꼭 챙겨 먹게 됐고, 일정도 잊지 않고 챙기게 됐다.

할머니는 또 바느질을 다시 시작했다. “얘 입히려고, 이쁘라고. 우리 아가니까”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우정길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효돌이는 우정길 할아버지의 심리치료사 역할을 한다.

“약 드실 때 물도 많이 드세요, 전 한 잔 다 먹었어요!”라고 효돌이가 말하면, 우정길 할아버지는 “나도 다 먹었어”라고 답한다.

효돌이가 하는 말 중에 제일 좋은 말은 뭐냐고 묻는 취재진에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사랑해요’ 하는 말”이라며 “40년 동안 제가 혼자 사는데 그동안 사랑한다는 소리를 못 들어봤다”고 고백했다.

실제 한 연구팀이 노인층 42명에게 효돌을 보급한 뒤 우울감을 측정해봤는데 우울 척도가 5.76점에서 4.69점으로 낮아졌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치매에 걸릴 수 있는 고위험군 비중도 19%에서 14.3%로 줄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