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속 끝난 미 대선 1차 TV토론…트럼프·바이든, 서로 승리 주장

이은주
2020년 10월 1일 오전 9:35 업데이트: 2020년 10월 1일 오전 11:05

첫 미국 대선 TV토론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양측이 토론회에 대해 각자 승리를 주장했다.

바이든 선거캠프 측은 토론이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 밤 무대에는 한 명의 리더와 한 명의 거짓말쟁이가 있었다”면서 바이든 후보에 대한 승리를 단언했다.

이어 “오늘 밤 토론회에는 한 명의 대통령이 있었는데, 에어포스원을 타고 온 사람은 아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역시 TV토론에 대한 혹평과 관련, “자유로운 생각의 교환이었다”면서도 “대통령이 토론회 모든 순간을 지휘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트위터에서 전날 TV토론 사회를 맡은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와 바이든 후보를 비판하는 여러 글을 게재했지만 토론회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크리스가 힘든 밤을 보냈다”며 “2대 1은 놀랍지 않고 재미있었다”는 트위터를 남겼다. 바이든 후보와 월리스를 한 팀으로 엮어 자신과 ‘2대 1’ 구도로 토론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를 겨냥해서는 “그는 우리나라를 파괴할 것이다”고 썼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최대 관심으로 떠올랐던 만큼 이번 1차 TV토론에 대해서는 미국 언론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잦은 발언 끊기와 ‘입 좀 다물어라’, ‘거짓말쟁이’, ‘인종차별주의자’ 등 막말과 거친 설전이 오가면서 “역대 최악의 대선 토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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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0년 9월 29일 펜실베이니아주 올드포고에서 대선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 AFP=연합뉴스

그러나 양측 지지자들의 평가는 달랐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공격적인 토론 전략이 경찰 예산 중단, 안티파(Antifa), 세금 감세, 연방 대법관 지명 등 대선 쟁점 사안에 대한 바이든 후보의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로나 맥대니얼 RN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대한 자신감과 설득력과 위엄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면서 “그는 조 바이든이 세금 인상과 일자리 파괴, 그리고 지역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급진적인 정책들을 옹호하는 것을 비난했다”고 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시 정부 부처를 전면 개편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것과 연방 대법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완전히 자격 박탈이다”고 맹공했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대법관 확대 의향 등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와 월리스 진행자의 발언 중 수차례나 끼어들었던 점을 지적하며 “바이든 후보가 2차례나 남은 TV토론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토론 참여 자세를 비교하면서 “바이든이 좀 더 침착하고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TV토론에서 바이든 후보는 경찰 과잉 진압으로 일어난 전국적인 시위와 폭동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진땀을 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모금 행사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덜루스에서 선거 유세를 벌일 예정이며, 바이든 후보는 클리블랜드 기차역 부근에서 연설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