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등고래가 잘못 삼켰다가 1분 만에 뱉어내 살아난 미국 어부

이서현
2021년 06월 14일 오후 10:0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1

거대한 혹등고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한 남성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놀라운 사연의 주인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에 사는 마이클 패커드(56)다.

지난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패커드는 40년간 가재잡이 잠수부로 일했다.

이날 오전 8시경, 그는 설치해놓은 바닷가재 잡이용 덫을 확인하기 위해 케이프 코드 앞바다로 향했다.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로 뛰어든 그는 수심 10m 지점에서 세게 밀치는 듯한 큰 충격을 느꼈다.

이후, 눈을 떴을 때 주변은 온통 암흑이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게 갑자기 일어났다. 거대한 압박감이 느껴졌고 완전히 깜깜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연합뉴스

처음에는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움직일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주변을 더듬었다.

이빨을 느낄 수 없었고, 몸에 상처도 입지 않았기에 고래의 입속이라고 추측했다.

고래의 입 근육이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집에 있는 가족을 떠올리며 ‘이렇게 죽겠구나’ 절망할 때였다.

갑자기 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가 머리를 흔들었고, 그를 공중으로 뱉어냈다.

연합뉴스

그는 인근에서 보트를 타고 있던 동료에 의해 구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가 고래 입속에 갇혀있던 시간은 30초에서 1분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타박상 외에는 별다른 상처도 없어 몇 시간 후 퇴원했다.

현지 고래 전문가 찰스 메이오 박사는 “혹등고래가 물고기를 잡아먹으려다 패커드를 함께 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혹등고래는 사람을 쉽게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혹등고래는 연약한 바다 생물을 위험한 생물로부터 보호하는 사례가 많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처음으로 사람을 보호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 바다에 들어가 연구 중이던 고래전문가를 지느러미로 감싸 물 밖으로 내보낸 혹등고래가 있었다.

영문을 몰랐던 고래전문가는 이후 수중 카메라에서 그의 곁을 맴돌던 4m 길이의 뱀상어를 보고서 혹등고래의 행동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다른 혹등고래들은 물보라를 일으켜 상어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