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국 공군 조종사 훈련 의혹 미국 퇴역 조종사 체포…미국 송환 될듯

최창근
2022년 10월 26일 오후 4:43 업데이트: 2022년 11월 1일 오전 10:00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국가인 영국과 호주에서 퇴역 공군 조종사들이 중국군 조종사 훈련을 담당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는 대표적인 영국·호주의 동맹국 미국 퇴역 조종사도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호주 ABC 방송은 10월 25일, 호주 연방 경찰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오렌지 타운에서 미국 해병대 퇴역 전투기 조종사 대니얼 에드먼드 듀건(Daniel Edmund Duggan)을 체포하여 배서스트 교도소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에드먼드 듀건. | Top Gun Tasmania.

방송은 익명의 정보원 2명의 발언을 인용하여 “듀건이 보석 신청을 거절당해 인근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듀건의 구체적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체포 후 호주 연방 검찰총장 대변인은 서면 성명에서 “2022년 10월 21일 미국의 임시 체포 요청에 따라 한 명이 체포됐다. 체포 사유는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긴급 체포된 에드먼드 듀건은 호주 현지에서 ‘탑건 오스트레일리아(Top Gun Australia)’라는 업체를 운영 중으로 알려졌다.

듀건은 해당 회사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12년 이상 복무한 전직 미국 해병대 장교’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투기 조종사로서 전 세계 항공모함의 제트 함재기를 조종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이트 소개에 의하면 듀건은 미국 해병대 복무 시 항공모함 수직이착류기인 해리어(Harrier)를 조종했고 공중전 교관으로도 활동했다.

듀건은 2014년 중국 베이징으로 이사하면서 탑건 오스트레일리아를 매각했다.

또 그의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에는 ‘2017년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에이비비즈(AVIBIZ)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라고 기재돼 있다.

에이비지는 ‘급성장하고 있는 역동적인 중국 항공산업에 초점을 맞춘 종합항공컨설팅 회사’로 묘사돼 있다.

ABC는 듀건이 중국에서 일한 경력을 언급하며 “체포된 배경에는 ‘국가 안보상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 항공 업계 소식통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듀건의 중국에서의 행적 때문에 그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듀건의 변호사들은 확인을 거부했다.

이번 체포는 영국이 30여 명의 자국(自國) 퇴역 공군 조종사들에게 “중국에서 근무를 중단하길 바라며, 새로운 법에 따라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직후에 이뤄졌다.

듀건은 11월 다시 법정에 출석 예정이다. 미국은 호주와의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체포 후 60일 이내에 범죄인 인도 신청을 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은 호주인에게도 적용돼 호주 시민인 듀건도 미국으로 송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