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땅굴 파 송유관 기름 훔치려던 도둑들, 딱 30cm 남겨두고 국정원 첩보로 검거됐다

황효정
2023년 05월 12일 오후 4:26 업데이트: 2023년 05월 12일 오후 4:26

땅굴을 파고 송유관 기름을 빼돌리려던 일당이 불과 30cm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국정원 첩보를 통해 검거됐다. 일당 중에는 대한송유공사 직원 출신까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대전경찰청은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8명을 검거,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8명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충북 청주에 있는 한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이 모텔 지하실에서 송유관 매설 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름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는다.

8명 일당은 석유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땅굴 파기 작업자, 운반책 등 체계적으로 역할을 나눴다. 여기에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던 직원 출신도 포함됐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이 직원은 이전에도 송유관 기름을 빼돌리는 동종 전과로 퇴사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송유관 위치를 살피고 땅굴 설계 도면까지 준비한 일당은 먼저 송유관 인근 모텔을 통째로 임대한 뒤 영업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여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 다음 모텔 지하실 벽면을 뚫고 호미와 곡괭이 등으로 10m가량의 땅굴을 파는 방식으로 송유관까지 접근했다. 전동 굴착기를 동원하면 소음과 진동으로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이 송유관까지 불과 30cm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국정원 첩보를 통해 경찰이 현장에서 전원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