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말특근 “한 대라도 더”, 화물파업 장기화로 산업계 피해 누적

진태영
2022년 06월 11일 오후 3:06 업데이트: 2022년 06월 11일 오후 3:0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부품 조달에 여러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오늘(11일) 주말 특근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현대자동차는 화물연대의 물류봉쇄로 제한이 있지만 비상 상황인 만큼 한 대라도 더 생산하기 위해 주말 특근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화물연대 역시 주말에도 파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생산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은 중단과 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조합원 납품 차량의 진입을 제한함에 따라 비조합원 납품 차량이 수송하는 부품만 간헐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8차 교섭에서 현대자동차는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인해 하루에 2000여 대가량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탁송을 맡고 있는 협력사 소속의 화물 노동자 중 약 70%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완성된 차량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거나 수출하지 못하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오토랜드 화성 등에 대기 중인 완성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자동차는 탁송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신차 탁송에 직원들을 투입해 울산공장에서 영남·칠곡 출고센터까지 직접 차량을 옮기고 있다. 또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로드탁송으로 옮긴 차량은 실제로 주행한 것을 감안해 서비스 보증기간을 2000km 더 연장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화물연대 파업이 7일부터 시작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철강·시멘트 산업도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육로로 수송할 철강제품(일일 2만t)을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간 7일부터 10일까지 출하하지 못하고 있고,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육로를 통한 철강제품(일일 9천t) 출하가 중단된 상태다.

광양제철소도 물량 4만5천t의 출하가 중단됐다. 광양제철소는 파업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 긴급한 물량은 화물트럭이 아닌 철도와 선박으로 수송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도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현재 전국 레미콘 공장 1천85곳 가운데 60%가량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5∼10% 선으로 줄었다. 일부 지방에서는 제한적으로 출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가 많은 수도권은 시멘트 출하가 전면 봉쇄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레미콘, 건설업계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셧다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된 질문에 “정부가 여론에 따라 늘 노사 문제에 깊이 개입하면 노사 간 원만히 문제를 풀어나갈 역량과 환경이 축적되지 않는다”며 노사 간에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은 이어가되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다만,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원칙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사용자의 부당 노동 행위든, 노동자의 불법 행위든 간에 (윤 대통령 본인이) 선거 운동할 때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 왔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치 국가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