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집 왔던 노부부가 한참을 망설이다 주문 않고 빈손으로 돌아간 이유

황효정
2019년 10월 24일 오후 4:4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1

사랑하는 남편이 먹고 싶다던 햄버거를 사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던 할머니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사연이 안타까움을 전한다.

최근 일러스트레이터 겸 웹툰 작가 ‘스무살 동디’는 작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림일기 한 편을 게재했다.

이날 올라온 그림일기는 “햄버거집에 어느 노부부가 들어오셨다”는 말로 시작됐다. 사연은 이러했다.

Instagram ‘dong_d_20’

해당 햄버거집은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가게였다.

무인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듯, 할머니는 기계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기계는 계속해서 “시간 초과입니다”라는 안내를 반복했다.

설명서라도 옆에 붙여져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헤매던 할머니는 애타는 표정으로 직원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바빠 보여 부르기 미안하셨던 걸까. 할머니는 애꿎은 기계 앞만 떠나지 못했다.

Instagram ‘dong_d_20’

아내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여보, 그냥 가자”고 말을 꺼냈다.

“당신이 이거 먹고 싶다며…”

“집 가서 밥 먹지 뭐..”

Instagram ‘dong_d_20’

노부부는 그렇게 잠시 망설이다 결국 가게 문을 나섰다. 그러나 햄버거집 안 누구도 두 사람이 나가는 뒷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같은 사연을 전한 ‘스무살 동디’ 작가는 “우린 너무 빨리 살아가는 요즘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밤이었다”고 그림일기를 끝맺었다.

그러면서 “지금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가는 것 같다”며 “가끔 이러한 모습들을 볼 때면 뭐가 중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