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보고서’ 삭제 의혹 용산서 정보계장 숨진 채 발견

강우찬
2022년 11월 11일 오후 3:38 업데이트: 2022년 11월 11일 오후 4:27

이태원 참사 사흘 전 핼러윈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정보보고서가 작성됐으나 삭제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전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낮 12시45분쯤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함께 살던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가족이 발견할 당시 정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보고서는 ‘핼러윈 축제 때 사람이 몰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내용이었으며 작성 후 ‘경찰견문관리시스템(PORMS)’에 등록됐다가 규정에 따라 72시간 후 자동삭제됐다.

그러나 작성한 정보관의 컴퓨터에 있던 원본까지 삭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경찰특수수사본부(특수본)는 용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과 숨진 정 경감 등을 지난 7일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

김 경정과 정 경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었으며, 정보과 직원들은 차례로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정 경감은 아직 차례가 돌아오지 않아 대기 중이었다.

정 경감은 지난 6일까지 정상 근무를 하다가 특수본 입건 이후 연차를 내고 집에 머물렀으며 9일 김 과장과 함께 대기발령(보직해임) 조치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상황으로 보아 정 경감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