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최신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

최창근
2022년 07월 29일 오후 2:06 업데이트: 2022년 07월 29일 오후 2:06

한국 해군 차세대 구축함 1번 함이 진수했다. 조선왕조 제21대 군주 정조(正祖)에서 이름을 딴 정조대왕함은 해군 첫 8200톤급 이지스 구축함으로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세종대왕함·율곡이이함·서해유성룡함)보다 함재 배수량이 클 뿐만 아니라 전투능력 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조대왕함은 국내에서 독자 설계하고 건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19년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식과 기공식을 개최했고, 2022년 7월 28일,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울산광역시 현대중공업에서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진수식을 개최했다.

진수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정조대왕함은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구축함을 우리 기술로 만들게 됐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양 수송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 강국이 될 수 없다.”고 해상 수송로 방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다.”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무기체계 개발이 방산 수출과 경제 성장동력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개최된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 | 연합뉴스.

경하 배수량 8200톤, 길이 170m, 폭 21m 재원의 정조대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에 비해 선체가 커지고 배수량도 증대됐지만,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강화됐다. 만재배수량은 12,000톤으로서 만재 배수량 10,600톤의 세종대왕급보다 1,400톤가량 늘어났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신(神)의 방패 ‘이지스(aegis)’에서 유래한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Aegis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Aegis BMD)는 미국 해군의 미사일 방어망 사업이다.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탄도탄 요격미사일로 적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해상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정조대왕함에는 종전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비해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이 개선됐다.

정조대왕함에는 함대지탄도유도탄, 장거리함대공유도탄이 탑재될 예정이다. 주요 전략 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 능력은 물론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까지 가지게 된다. 해군은 정조대왕함에 미국 레이시온이 개발한 SM-6 함대공유도미사일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은 사거리가 240~260㎞로서 현재 한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SM-2(사거리 170㎞)보다 사거리가 길다. SM-6는 기존 SM-2에 없는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도 갖고 있어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해상 요격도 가능해진다.

대(對)잠수함전 수행 능력도 향상됐다. 정조대왕함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음파 탐지)체계를 탑재하여 적 잠수함, 어뢰의 수중 공격 대한 탐지 능력이 개선됐다. 2024년부터 해군에 도입되는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탑재해 강력한 대잠 작전 능력을 보유할 전망이다.

함정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추가적으로 전기 추진체계(HED) 2대가 탑재됐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휘발유 차량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발전한 것처럼 일반적인 항해 상황에서는 전기 추진체계를 사용하여 연료를 절감할 수 있게 돼 장거리 항해가 가능해졌다.

방극철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독자 개발한 통합소나체계 및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 향후 우리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동길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정조대왕함 진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해양영토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군은 “조선 시대 성군(聖君) 정조대왕이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으로 부활했다.”면서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7월 27일 진수된 정조대왕함은 시운전 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11월 해군이 인도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