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과거, 현재를 배경으로 한 뉴트로 웹 드라마 ‘어느날 소나기’

항시 목포의 과거와 현재를 배경으로 한 시간을 초월한 사랑

최창근
2022년 04월 4일 오전 11:08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6:13

목포시 제작 뉴트로 웹 드라마 <어느날 소나기>
실존 인물 ‘옥단’을 모티프로 제작

전라남도의 대표적 항시(港市) 목포는 100년 전 조선말-대한제국 시절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 들던 도시이다. 오늘날 인천인 제물포가 개항한 후로 15년이 지난 1897년 10월 1일 개항한 이후 번성을 누렸다. 일제강점기에는 전국 6대 도시에 들어갔다. 이러한 목포의 도시화·근대화 과정은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도 있다.

반면 목포는 일본 경제 수탈의 아픈 역사(dark history)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목포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한 일본영사관,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등이 남아 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주기도 한다.

목포시가 제작한 웹 드라마 <어느날 소나기>는 시간을 초월한 남녀의 한여름의 소나기 같은 사랑을 다룬 드라마이다. 이는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영화 <동감>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주인공 ‘옥단’은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했다. 옥단은 식민지 근대화가 슬픈 선율(旋律)을 연주하던 시절인 193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목포에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가족도 없고 집도 없어 동네 허드렛일 도우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실존 인물을 문학 캐릭터로 되살린 주인공은 극작가 차범석(1924∼2006)이다.

차범석이 희곡 <옥단어!>를 쓴 건 팔순을 앞둔 2003년이었다. 배우 생활 40년을 기념할 작품을 써달라는 강부자의 부탁을 받고, 어릴 적 집에 물지게 지고 들락거렸던 옥단이의 기억을 떠올렸다고 한다. 1930∼50년대 척박했던 시절을 상징하는 인물이 옥단이다.

드라마 속에서 긴 잠에 빠졌던 옥단은 100년의 시공을 초월하여 2020년 목포에서 깨어난다.

“난 누구일까? 여기는 어디지?”라며 눈물 범벅이 된 옥단을 발견한 것은 24세 대학생 정엽이다. 학교를 다니며 쇠락한 목포 원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정엽은 옷차림, 말투 등 모든 것이 미스터리인 ‘수상한 그녀’ 옥단과 목포 원도심을 청년 대안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 ‘시간을 거꾸로 달려도 될까’를 수행하며 사랑에 빠진다. 한여름 밤의 소나기 같은 사랑이다.

전라남도 목포시가 제작한 웹 드라마 <어느날 소나기> 1930년대~1950년대 실제 목포에 살았던 인물 ‘옥단’을 모티프로 하여 목포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작품이다.

목포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시간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 도시 살리기를 주제로 한 웹 드라마 <어느날 소나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목포시 자체이다. 드라마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목포 시내 곳곳에 산재한 역사의 흔적을 보여 준다.

드라마 제작을 맡은 목포시는 “최근 트렌드인 뉴미디어(스마트폰, 유튜브, SNS 등)의 이용 계층과 여행의 주요 소비층이 20~30대임을 감안해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웹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아버지의 죽음 후 자신의 출생 비밀을 찾아 대만 곳곳을 여행하는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천 번의 굿나잇(一千個晚安)>과도 유사하다. 역시 두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대만의 아름다운 산하이기 때문이다.

총 6회 분량의 웹드라마는 중국어로 번역되어 글로벌 미디어 네크워크 ‘NTDTV’를 통하여 중화권에서 송출됐다. 네이버TV<https://tv.naver.com/touchtouch>, 목포시 유튜브 채널<https://bit.ly/36iODPN>, 목포 독립영화관 등에서도 상영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목포 시내 호텔 로비 및 노적봉예술공원 미술관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목포와 제주를 잇는 정기여객선 씨월드 고속훼리(Seaworld Express Ferry)의 퀸 제누비아호 내 선상 영화상영관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실제,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 네티즌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들은 “주인공이 아름답다” “목포 풍경이 좋다” 등의 반응을 쏟아 냈다.

드라마의 다른 화젯거리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다. 주제곡 <사랑의 바다 >는 ‘TV조선’ 인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 트롯> 본선 참가자 오샘이 작사·작곡을 하고 7인조 여성그룹 ‘레인보우’ 리드 보컬 출신 지숙이 노래를 불렀다.

목포시 관계자는 “웹 드라마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젋은층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우리 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 지방자치단체 제작 ‘뉴트로’ 감성 웹드라마 <어느날 소나기> 속 주인공 옥단과 정엽의 발걸음을 따라 목포의 지난날과 오늘날을 조망해 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