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한글, 우리 겨레 최고의 문화유산…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줄일 것”

제576돌 한글날 경축식 기념사

이윤정
2022년 10월 9일 오전 11:40 업데이트: 2022년 10월 10일 오전 10:12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는 공공기관, 언론과 함께 공공언어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쉬운 우리말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10월 9일 오전 10시 국립한글박물관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576돌 한글날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의 말과 글의 힘이 곧 우리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세종대왕께서는 쉽게 익혀 서로의 뜻을 잘 전달하고자 새로이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셨다”며 “나랏글을 만들고 세상에 편 날과 그 글을 만든 이유, 그리고 만든 이가 누구인지가 밝혀진 글은 우리의 한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글은 우리 겨레 최고의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경이로운 성취”라며 “세계적으로도 우리 한글의 우수성과 창조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는 훈민정음해례본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외국의 많은 언어학자도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로 평가하고 있다”며 “한글은 한민족을 이어주는 든든한 힘이자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K-문화 그 자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K 문화 열풍과 함께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244개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배우는 열기가 매우 뜨겁다”며 “15년 전 740명에 불과했던 수강생 수가 지금은 8만 명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하는 국가가 미국·일본·프랑스 등 18개국으로 늘어나고, 한국어를 채택한 해외 초·중등학교도 1800개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덧붙여 “한글을 지구촌으로 더욱 확산하기 위해 세종학당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현지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프로그램 다양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 빅데이터를 꾸준히 구축해 나가겠다”며 “변화하는 언어환경에 맞춰 우리의 말과 글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10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 한글박물관에서 열린 576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아름드리합창단이 한글날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연합뉴스

‘고마워, 한글’ 주제로 열린 이날 경축식에선 한글·한국어 발전과 보급에 헌신한 유공자들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이효상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가 화관문화훈장을, 이세희 KBS 책임프로듀서가 문화포장을 수상했다. 대통령 표창은 이경아 법제처 공무원, 파라즈아티프 파키스탄 국립외국어대학 조교수(이슬라마바드 세종학당장),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은 허철호 경남신문 편집위원, 이정훈 제주영지학교 교사가 수상했다.

김주원 한글학회장 외 3명이 훈민정음 머리글 원문과 이를 쉽게 풀어 쓴 글을 낭독했다. 경축 공연과 한글날 노래 제창에 이어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25개국 어린이들에게 온라인 한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충남 홍주고 정유경 양, 세종한글 국제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방송인의 만세삼창으로 경축식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