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이라도…” 초밥집 사장님이 2년 반 동안 애타게 기다리는 손님

이서현
2020년 09월 13일 오전 9: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2

한 초밥집 사장님이 배달음식 리뷰를 남겼던 손님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은평구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사장님은 “2년 반 정도 담아온 마음속 짐이 있었는데 그것을 덜기 위해 나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연인즉, 사장님은 2년 반 전 초밥집 주문배달을 시작했다.

당시 감사의 의미로 손님들에게 비누꽃 장미와 메모를 보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런데, 어느 날 한 손님이 남긴 리뷰를 읽던 사장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손님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마지막으로 초밥을 주문했다고 적었던 것.

이수근은 실제 손님이 남긴 리뷰를 읽었다.

“사실 어제 자살하려고 마지막으로 초밥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어요. 안에 메모랑 비누꽃 감사해요. 받고 펑펑 울었습니다. 꾸역꾸역 먹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죄악감으로 삼켰습니다. 열심히 살아볼게요.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는 먹지 못하여도 간간이 다시 주문할게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사장님은 리뷰에 댓글을 남기고 싶은데 어떤 말을 써야할지 막막했다.

단순히 ‘힘내세요. 다 잘될 거예요’라는 말로는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고민하다 사장님은 생각날 때마다 말을 걸듯 그 리뷰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일의 특성상 주말도 없이 일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손님과 가족들이 알아줄 거라 믿는다고 적었다.

사장이 하루 자리를 비웠는데도 일을 척척 해내고, 손님에게 받은 팁을 함께 일하는 동생들과 나누는 믿음직한 직원들 이야기도 꺼냈다.

미리 설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1년 전 만났던 길냥이를 잘 보살폈더니 성묘가 되었다는 소식도 전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 댓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사장님은 원치 않는 관심이 손님에게 부담이 될까 싶어 더는 댓글을 달지 않았다.

손님은 리뷰를 남긴 지 1년 반 정도 후에 아예 주문앱을 탈퇴를 해버렸다.

하지만, 사장님은 다시 주문하겠다던 손님의 말을 믿고 기다렸다.

두세 달만 하려던 메모 이벤트도 언제 그 손님이 다시 주문할지 몰라 2년 반째 이어가고 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 사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그 손님의 소식을 물어오기도 했다.

비슷한 일로 자식을 떠나보낸 노부부가 찾아와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

사장님은 “그 손님을 생각하면 처음 리뷰를 봤을 때로 감정이 돌아간다”며 “마음이 항상 무거웠다. 내게 한 번만 연락을 해줘서 내 마음속 짐을 덜어내 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서장훈은 “사장님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책임감이 많이 생기신 것 같다. 2년 반이 지났다. 아마 그분은 열심히 살고 있을 거다. 너무 신경을 쓰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라고 응원했다.

그러자 사장님은 “다시 주문하겠다는 말에 너무 묶여있었던 것 같다. 다시 주문 안 해주셔도 괜찮으니까 건강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살아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