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튼튼한 생명력 ‘장어’

2013년 07월 25일 오전 10:51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장어는 크게 바다장어와 민물장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민물장어를 보통 뱀장어라고 부르고, 바다장어에 속하는 것은 갯장어, 붕장어(아나고) 등입니다.

 

같은 장어과에 속하지만, 바다장어는 바다 연안에서만 자라며 민물에서 살지 않습니다. 아직 바다장어 양식을 하지 않아 바다장어는 대부분 자연산입니다만, 통발 등으로 쉽게 잡을 수 있어서 가격은 더 쌉니다.

 

민물장어는 태평양 심해에서 부화해 해류를 타고 북상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민물에서 5년 남짓 살다가 다시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돌아갑니다. 알을 낳고 나서는 생을 마감합니다. 점차 자연 환경 훼손으로 민물장어가 거슬러 올라가기 힘들게 되어서 귀해지고 있으며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보통 민물장어는 북상하는 실뱀장어를 잡아서 양식합니다. 즉, 양식이 자연산보다 비싼 것이 장어 세계입니다.

 

장어를 요리해 보면 민물 장어가 바다장어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비린내가 덜한 편입니다. 하지만 장어를 먹을 때 바다와 민물 사이에 아주 큰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성질과 효능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소개하는 장어의 효능은 크게 3가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어는 뱀장어 즉 민물장어지만 바다장어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장어의 효능 중 하나는 노채병(과로로 오랫동안 앓으면서 야위는 병)에 끓여 먹거나 말려서 구워 먹으면 좋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옛날 이야기 한편입니다. 옛날에 한 처녀가 노채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아 가족들이 죽은 줄 알고 관에 넣어 강물에 띄워 보냈다고 합니다. 어부가 우연히 관을 발견하고 열어보았더니 아직 여인이 숨을 거두지 않은 것을 보고서 장어를 끓여서 먹였고, 여인은 병이 다 나았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발기 부전에 사용했습니다. 흔히 장어(특히 뱀장어)를 정력에 좋은 보양식품으로 여기는 것도 이와 같은 효능 때문이겠습니다. 끝으로 치질과 부인과 염증 질환, 기생충에도 장어를 썼습니다.

 

바다장어는 민물장어보다 약간 비린 맛이 있기 때문에 요리할 때 향이 나는 부재료를 잘 곁들여야 합니다. 특히 바다에서 자라 수기(水氣)가 강하기 때문에, 매운 맛과 향을 가진 마늘, 생강, 부추 등 양기가 강한 재료가 어울리면 궁합이 좋고 균형이 맞겠습니다.

 

모든 장어는 체질적으로 소음인에게 가장 좋습니다. 보통 보양식으로 알려진 장어, 삼계탕, 뱀, 흑염소 등은 대부분 소음인 체질 음식입니다. 소음인 음식과 약재는 기와 양기를 보충하고 기운을 위로 끌어 올려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힌트를 드린다면 부추는 소양인 채소이며 부추씨가 양기를 보충하는 약재입니다. 즉 여름철 체력이 고갈되고 기운이 아래로 많이 가라앉을 때 보충을 위해 장어를 먹고 싶은데 체질적으로 맞지 않다면, 부추 등을 곁들여서 효능도 보완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특성도 중화할 수 있어 좋습니다. 부추는 이외에도 닭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등을 먹을 때도 같은 관점으로 곁들일 수 있습니다.

 

음식 재료를 곁들일 때 필요로 하는 효능을 강화시키는 것을 중점으로 하는 것이 있고, 두루 먹을 수 있게 중용을 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자가 소고기 무국과 삼계(인삼, 닭, 황기, 대추, 찹쌀 등 성질이 따뜻하고 양기를 보충하는 음식)탕 등이 있습니다. 후자가 장어+부추 조합입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