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부부처럼 같고도 다른 생강·대추

2013년 01월 23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약방의 감초. 한약을 처방할 때 감초는 단골로 많이 들어갑니다. 감초가 특유의 단 맛과 함께 독을 없애주고 여러 약을 중화시켜 주는 완충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감초만큼 많이 쓰는 약재 중에 대추와 생강이 있습니다. 대추만 쓸 때도 있고 생강만 쓸 때도 있고, 같이 쓸 때도 있습니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 안에 들어가서 온기가 돌게 하고 기능을 활성화시킨다는 뜻입니다. 주로 소화기와 호흡기에 작용을 하는데, 감기를 몰아내고 기침과 가래도 줄여줍니다. 오래된 감기와 기침, 천식에는 생강을 쓰지 않습니다. 생강은 초기에 씁니다. 으슬으슬 추우면서 감기가 들려 할 때는 생강+대파 흰뿌리를 달여서 차로 드시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생강은 육류와 어패류, 버섯류의 독을 풀어줍니다. 여기서 독이라고 하면 독성 물질이라기보다는, 이와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효과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생강즙을 돼지고기 버무릴 때 첨가하면, 돼지고기 먹고 체하고 설사하는 분에게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새우, 생선, 조개류에도 쓸 수 있습니다.

 

옛날 중국 항주에 한 스님이 80세가 되어도 얼굴이 어린 아이와 같았는데, 평생을 생강을 먹었다라고 소동파가 쓴 글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 때 생강이 인기를 끌었는데, 생강이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서 노화를 방지한다고 했습니다.

 

한약재 중에도 담석을 방지하고, 경미한 담석을 삭히는 약재가 있습니다. 이 약재는 대부분 육류의 독을 풀어주는 작용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생강도 여기에 속합니다. 담낭질환에 생강차를 부드럽게 타서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생강은 웬만해서는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소화기로 가서는 위장을 따뜻하게 해서 소화를 돕고, 위가 차서 오는 구토도 막아줍니다. 또 임산부의 입덧과 구토, 소화 장애에도 생강을 씁니다.

 

겨울에 좋은 상식 한 가지를 알려드리면, 추운 곳에 오래 서 있거나 눈과 비에 젖어 동상을 입었을 때, 염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생강 달인 따뜻한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면 좋습니다. 한번 담글 때 5분 이하로 하시고, 잠시 쉬었다가 반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좋은 생강은 알이 굵고 향이 강합니다.

 

安心과 보충에 능한 ‘대추’

 

대추도 팔방미인입니다. 대추차와 생강차를 즐겨 먹는 분도 많습니다. 먼저 대추와 생강을 비교해 보면서 이해하면 도움이 됩니다. 두 가지를 각각 끓여보면 생강은 맑고, 대추는 탁하고 진합니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이해하는 개념 중의 하나가 기와 혈입니다. 기는 인체의 기능과 관련이 되고 면역, 따뜻함, 활성과 관련이 큽니다. 혈은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과 가깝습니다. 생강은 기에 가깝고, 대추는 혈에 가깝습니다. 대추는 혈을 보충해 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위장을 튼튼하게 보충해 주는 등 주로 채우고 진정시켜주는 작용이 큽니다. 만약 평소 마음이 진정이 잘 안되고, 불면증이 있다면 생강보다는 대추가 효과적이겠습니다. 반대로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등 기능이 떨어진다면 생강이 좋겠지요. 좋은 대추는 알이 크고 밝은 붉은 빛이 나면서, 단맛이 많고 광택이 있는 것입니다.

 

대추는 우울함, 불안감, 불면, 갱년기 등에 활용하면 좋습니다. 혈을 보충해 주고 심장을 안정시키면서 기력도 나게 합니다. 혈이 바탕이 되어야 기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대추는 위장이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대추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대추를 꾸준히 먹으면 위장 기능이 서서히 살아납니다. 하지만, 대추를 먹고 헛배가 부르거나 신물이 난다면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대추와 생강은 둘 다 따뜻하지만 성질이 다릅니다. 그래서 대추와 생강을 같이 쓸 때면 두 가지 작용을 다 노릴 때입니다. 참고로 대추와 생강은 모두 소음인 약재이므로, 장복은 소음인에게 권해드립니다. 필자는 진료실에서 주로 공황장애와 불면증 환자를 치료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대추차를 불면과 안심을 위해서 드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효과가 안 나는 분들은 장복을 하셔도 안 나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지 우선 시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