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건강한 편식’ 체질 음식 가려먹기②

2013년 03월 7일 오후 1:20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자신을 속이지 않는 수양

 

지난 연재에서 수양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만, 일부 독자들에게 도덕책과 같이 들렸을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의지와 끈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짧은 글공부이지만 사서삼경을 참 좋아합니다. 대학 입학 당시 한문 과목이 없었기에 한문 공부를 게을리했던 저는 한 때 七과 九를 헛갈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봄 春의 가로 작대기가 2개인지 3개인지 4개인지 늘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습니다. 막연하게 한글 전용론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시험 과목에 없어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얍삽한 마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1학년때부터 정규 과목에 들어 있었던 한문 과목으로 인해, 초심자에게는 조금 어려운 맹자를 공부하게 되었고, 이후 대학(大學)과 중용(中庸) 등을 읽으면서 생각과는 달리 재미있고 많은 지혜가 담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학과 중용에 신독(愼獨)에 대한 구절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혼자 있더라도, 아무도 모르는 나의 마음일지라도 주의하고 잘 살펴야 함을 말합니다. 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함을 뜻합니다.

 

대학에 관련 구절은 “소위 성의(誠意)라는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악취를 싫어하고 미인을 좋아하듯 하는 것이니, 이를 스스로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음에 삼간다”고 하였습니다. 중용에서도 “감춘 것보다 잘 보이는 것이 없고, 작은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음에 삼간다”고 하였습니다. 홀로 있음에 삼간다(愼基獨也)에서 줄여서 신독이라는 고유 명사가 태어났습니다. 수양이 힘들 때면 꼭 떠올리셨으면 하는 구절입니다.

 

수양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섭생입니다. 섭생은 생활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오늘 여기서 말씀드릴 것은 그 중에서도 식이(食餌)에 관한 것입니다. 음식을 잘 섭취하면 우리 몸의 근간이 되는 정(精), 기(氣), 신(神), 혈(血)을 기를 수 있고, 조금은 생소한 사상의학의 개념인 진(津), 고(膏), 유(油), 액(液)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기가 강해지면 먹는 문제, 정신적인 문제로 무너진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상의학에서는 만물에는 변하지 않는 고유의 기운과 성질이 있다고 봤습니다. 체질도 마찬가지의 개념입니다. 각 체질에는 각 체질에 맞는 음식이 있다고 본 것도, 변하지 않는 고유의 기운에 맞는 것을 섭취하기 위함입니다. 앞으로 네 체질의 섭생법에 대해서 한의학박사 류주열 원장님의 지론을 토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태음인에게 유익한 음식

 

곡류: 통밀, 수수, 율무, 콩, 들깨
채소: 호박, 무, 당근, 마늘, 고구마, 연근, 도라지, 콩나물, 순무, 토란, 깻잎, 취나물, 버섯류, 마, 칡, 민들레, 죽순
해조류: 미역, 다시마, 파래, 청각
육류: 쇠고기
어패류: 상어, 갈치, 홍어, 가오리, 산천어, 민물조개, 민물고동, 달팽이
과채류: 수박, 배, 메론, 살구, 호두, 밤, 잣, 은행 등 견과류, 자두, 매실
기타: 두부, 된장, 들기름, 콩기름, 황설탕, 우유, 치즈, 원두커피, 요구르트, 스쿠알렌, 청국장

 

태양인에게 유익한 음식

 

곡류: 멥쌀, 멥쌀현미, 메밀, 옥수수, 조
채소: 매추, 케일, 참쑥, 고사리, 돗나물, 다래순, 청경채. 태음인에게 좋은 채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푸른 채소가 좋다.
육류: 고래고기. (가급적 육식을 금한다)
어패류: 전복, 대합, 모시조개, 피조개, 소라 등 모든 조개류(단 민물조개는 태음인에게 좋다), 꽃게, 참게, 홍게, 대게, 등 게 종류. 문어, 낙지, 쭈구미, 붕어, 잉어, 조기, 민어, 농어, 도미, 옥돔 등 대부분의 바다 생선은 해롭지 않다.
과일: 감, 포도, 키위, 파인애플, 바나나, 복숭아, 체리, 앵두, 다래, 머루, 모과
기타: 메밀묵, 포도주, 코코아, 다크초콜릿, 동충하초, 누에가루, 운지버섯, 솔잎, 송화

 

주의할 점

 

음식은 평소 습관과 취향에 따라 복잡합니다. 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할 수도 있고, 평생 즐겨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유익하다고 추천한 음식 중에도 입에서 잘 받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천음식일지라도 속에서 잘 받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입니다. 음식 분류에는 기본적으로 체질별 분류가 있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어떤 장부를 강하게 하는지, 열이 있는지 없는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