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飮食藥食]심장 열 내리고 복부 따뜻이… 연근

2012년 11월 29일 오후 9:28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연근은 연 뿌리를 말한다. 보통 연근은 물엿과 간장 등을 넣고 조림으로 해서 많이 먹는다. 특유의 아삭한 맛도 그렇고, 생김새도 예사롭지 않다. 필자는 연근을 볼 때마다 막혀 있는 심장이 연근의 구멍처럼 뻥뻥 뚫리는 모습을 연상한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연근을 비롯해 연에서 나온 거의 모든 약재가 심장과 관련이 크다. 연의 씨앗을 연밥이라 하는데 연자육이라는 약재로 쓰이고 꽃잎도 약으로 쓰는 등, 연은 버릴 것이 없다. 이처럼 요긴하게 쓰이는 식물은 뽕나무가 있겠다. 연근을 약으로 쓰는 경우는 드물지만, 집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연은 공통적으로 심장의 열을 내려서 안심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장을 튼튼하게 한다. 이 세 가지 기능만 알고 있어도 된다. 연근은 익혀서 먹을 경우에는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불면증과 불안 증상에도 연근을 반찬으로 가까이 놓고 오래 먹으면 도움이 된다. 또 잦은 설사와 묽게 변을 보는 경우에도 좋다. 연자육은 아랫배와 다리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데도 쓰이는데, 연근도 비슷하다. 특히 아랫배가 냉하고 변이 묽으면서 다리가 잘 붓고 아프다면 연을 먹어보면 좋다.

연근을 비롯해 연의 효능은 대부분 우리 몸의 자율신경 중에서 부교감 신경과 관련이 깊다. 자율신경은 몸과 마음을 긴장하게 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교감신경과 이완시키고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게 하는 부교감 신경이 있는데, 음양의 조화처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심신이 균형을 찾는다. 연은 긴장과 흥분을 진정시켜 주고, 대신 위장과 대장 콩팥과 대장 등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휴식과 재충전을 돕는다. 즉, 뇌와 심장은 쉬게 하고 배는 활발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 셈이다. 공통적으로 연밥, 연근 등은 잠도 잘 들게 하므로, 불면증 환자에게도 좋은데, 대부분의 불면증 환자는 대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대장을 튼튼하게 하는 연의 효능은 일석이조의 효과다.

 

산후에도 좋은 연근
또 연근에는 어혈을 풀어주고, 산후에 피를 생성하는 것을 촉진하는 기능도 있다. 이 경우는 익혀서 먹는 것보다 신선한 연근을 갈아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간혹 연근 조림을 싫어하는데다, 갈아서 먹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에는 마와 쌀과 함께 죽을 끓여서 장복하면 된다. 우유가 소화가 잘된다면 우유에 연근을 넣고 갈아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근을 익히지 않고 먹을 경우에는 심장의 열을 내리고 어혈을 풀어주는 기능이 강하고, 익혀서 먹으면 보충해주는 작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약재나 채소 중에는 이와 같이 가공 방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태음인에게 적합
연은 체질로는 태음인에게 가장 적합하다. 연근을 비롯해서 몸에 맞지 않는 분은 대부분 입에서 받지 않거나 드시면 속이 거북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참고로 연꽃이 핀 후 맺히는 씨앗인 연밥(연자육)은 심장을 강하게 하고, 안심시키는 기능이 강하다. 한의원에서 자주 쓰는 약재 중의 하나다. 연밥에는 심이 들어 있는데 보통 연밥을 약으로 쓸 때는 심을 제거한다. 심을 연자심이라고 하는데 연자심은 많이 먹을 경우 설사를 하거나 기운이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