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맞는데 ’28억’…세계서 가장 비싼 약 덕분에 살아난 아기

이서현
2021년 06월 4일 오후 8: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1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기가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현지 매체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인 생후 5개월 된 아서 모건의 사연을 보도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근육 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야기하며, 보통 2년 안에 신체 마비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아서는 지난해 12월 예정보다 6주 일찍 태어났다.

지난달 초, 아서의 부모는 아서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아서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고 몸 전체는 축 늘어진 상태로 고개를 들고 버티지도 못했다.

급히 달려간 병원에서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희망은 찾아왔다.

아서가 현지 최초로 치료제를 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다.

1회 접종에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 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불린다.

연합뉴스

다행히, 최근 졸겐스마가 영국 거주자들에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승인을 받았다.

아서 모건은 졸겐스마를 투약한 건강보험공단(NHS)의 첫 번째 환자가 됐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의 1회 복용량은 척수성 근위축증의 진행을 멈추기에 충분하다”라며 “장기간 받는 치료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효과가 좋은 만큼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NHS 최고 책임자 사이먼 스티븐스는 “이 획기적인 치료법이 아서와 같은 아기와 어린아이들에게 사용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편, 척수성 근위축증은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20~30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노바티스가 허가 신청한 ‘졸겐스마주’를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된 후 두 번째 사례다.

초고가 의약품이기 때문에 보험급여 적용 여부가 관건으로,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