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아파트 울린 비명소리에 7층까지 다 뒤져 심폐소생술로 주민 살린 경찰관

이서현
2021년 10월 8일 오후 8:4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0:57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시민을 찾기 위해 아파트 7층을 모조리 뒤져 생명을 구한 경찰이 있다.

지난 6월 4일 오후 9시쯤 울산 북부경찰서 농소1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김영경 경위(34)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자꾸 주변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

김 경위는 동료 3명과 함께 해당 아파트로 출동했다.

이들은 정확히 어느 집에서 나는 비명인지 알 수가 없어 신고자 집을 중심으로 두 조로 나눠 찾아보기로 했다.

이들은 두 조로 나눠 한 층씩 올라가며 소리가 나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김 경위 등은 1층부터 살폈고 그렇게 7층에 다다랐을 때 고함이 가깝게 들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소리가 나는 집을 찾아 “경찰이다”며 문을 두드렸다.

그때 50대 여성이 울면서 문을 연 뒤 “남편이 쓰러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즉시 집 안으로 들어간 김 경위는 쓰러진 남성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몇 분 뒤 쓰러졌던 남성이 숨을 쉬기 시작했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남성은 고혈압으로 심정지가 와 쓰러졌던 것으로 파악됐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남성의 아내는 “남편이 쓰러지자 당황한 나머지 119에 미처 신고할 생각을 못 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경위는 “7층까지 뛰어 올라가 힘이 빠진 데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했다”며 “쓰러진 분이 숨을 쉬자마자 안도했다”고 털어놨다.

김영경 경위 | 울산경찰청

울산경찰청은 지난 5일 올해 울산 오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기획된 탑폴리스(Top-Police)에 김 경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탑폴리스는 시민에게 최고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한 경찰관을 시민평가단이 선발하다.

김 경위는 2886명의 문자투표 결과 최종후보 6인 중 총 46%의 득표율로 최종 선발됐다.

그동안 김 경위가 다방면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를 진압하는 김영경 경위 | 울산경찰청

올해 김 경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3명을 구속시키고 절도·협박·음주운전·마약사범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를 잇따라 검거했다.

지난 8월에는 흉기를 든 자살 의심자를 제압해 곧바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김 경위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경찰관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탑폴리스 시상식은 오는 21일 경찰의날 기념식과 겸해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