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 잘 모르는 어머니가 어렵게 보낸 편지 읽고 군인 아들이 울면서 쓴 시(詩)

김연진
2019년 10월 27일 오전 11: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0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된 시 한 편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비록 짧은 글귀였지만, 그 안에는 모든 시간과 감정과 사랑과 인생 그리고 그을음이 남아 있었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그을음’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시가 공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18년 8월, 그때만큼은

‘건강해야 되’가 어법에 맞았고

‘보고 십다’가 옳은 맞춤법이었고

‘이뿐 내 새끼’가 표준어였다.

학교 문턱이 보릿고개보다 높았던 소녀가

야윈 마디로 그을려놓은 종이 파편에

까까머리 아들 놈, 참지 못하고

오탈자를 번져 지웠다.

내용을 살펴보면,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작성자는 지난해 8월께 군 입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군대 간 아들에게 삐뚤빼뚤 쓴 손편지도 맞춤법 하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진심은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건강해야 되’, ‘보고 십다’, ‘이뿐 내 새끼’라는 말로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편지를 본 아들은 눈물을 툭, 툭 떨궜다. 그 눈물은 편지의 오탈자 위로 번졌다. 어머니의 진심이 아들을 울렸으리라.

해당 게시물은 현재 1만명이 넘는 누리꾼들에게 ‘좋아요’를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누리꾼은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됐는데, 다시 읽어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