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단체 “주한 중국대사관, 기만적 담화문…민주주의 훼손 정당화”

애나 조
2019년 11월 16일 오후 3:51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5

한국 학생단체가 주한 중국대사관에 대한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중국대사관 측이 홍콩시위 대자보와 현수막을 훼손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행동을 ‘애국행위’라고 두둔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15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정의당 청년학생당원모임 모멘텀 등 3개 단체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내 민주주의 훼손을 정당화하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담화를 규탄했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소속 대학생이 “한국인 홍콩인 중국인 모두 홍콩 항쟁 지지합시다”라는 푯말을 들고 서 있다. |Epoch Times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 한수진(21)씨는 “중국 대사관에서 발표한 담화문에서 일부 중국 유학생이 대자보를 훼손한 행위를 정당한 애국행위로 규정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라는 내용은 모순적이고 기만적인 발언”이라며 “홍콩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중국 유학생들이) 겁을 먹고 고려대에서 더이상 훼손 시도는 없었고 지금도 다른 학생들이 대자보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씨는 “(홍콩인들이) 목숨을 걸고 시위에 나가는 상황인데 국제적 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고 홍콩 시위가 승리하는 그 날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한수진 씨는 레넌 벽 훼손에 대해 ‘정당한 애국 행위’로 규정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라는 내용은 모순적이고 기만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Epoch Times

앞서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홍콩 정세에 관한 주한 중국 대변인 담화문’에서 “개별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과 한국의 젊은 학생들 사이의 감정적 대립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중국의 청년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고 사실을 왜곡시키는 행동에 분개하고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태도를 밝혔다.

최근 중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내 대학 6곳에서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활동을 방해했다. 유학생들은 연세대에서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서강대 고려대 한양대 숭실대 아주대에서는 레넌 벽을 훼손했다. 한양대와 숭실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 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담화문에서는 홍콩 문제에 대해 “고도의 자치 방침이 확실하고 철저하게 시행되었으며, 홍콩 사람들의 각종 권리와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주장했으나, ‘프리덤 홍콩’ 등 홍콩 관련 단체에서는 “사실상 베이징 정부가 홍콩을 통제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은 홍콩의 정치적 및 경제적인 면에 스며들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자회견 후 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och Times

한편, 이날 학생단체는 담화문 규탄 외에도 “시진핑의 홍콩탄압 지시 철회, 홍콩시민에 대한 폭력진압 즉각 중단, 홍콩 항쟁에 대한 중국공안 개입의혹 소명,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안 즉각 수용”을 주한 중국대사관에 요구하며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