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중국공산당과 운명공동체 ‘화웨이’ 결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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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29일 오전 11:37 업데이트: 2020년 04월 21일 오전 11:45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는 가운데, 국가 안보를 위해 ‘화웨이 금지’에 동참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한국 정부는 아직 침묵으로 관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핵심 권력 기구인 중앙위원회 고위급 인사들과 화웨이 경영진이 한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압박에 나서고 있다고 27일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고위급 간부만 아니라 화웨이 경영진도 한국에 들러 삼성, LG, SK, 현대 등 주요 대기업을 상대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의 부당성을 성토하며 차질 없는 부품 공급을 약속받으려 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24일 “한국이 미국 주도의 화웨이 제재에 부화뇌동해 화웨이 제품 수입을 중단할 경우 한국이 입게 될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중국의 보복 조치로 “한국의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화웨이의 주요 사업 파트너인 삼성전자 역시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한국의 기업 경영에 간섭할 수 없다는 주장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며 중국과의 동반 발전을 위해 한국의 기업 경영을 한국 정부가 간섭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 화웨이와 폭넓은 거래 형성

한국의 화웨이 사용권을 두고 미·중 간 벌이는 외교전쟁에 한국 정부는 “사기업의 의사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일단 양국 모두에게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IT 업계들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장비 수입을 중단할 경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고, 중국이 우리 기업에 보복 조치를 할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한다.

2017년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1421억 달러(약 170조 원)로 전체 수출의 24.8%를 차지했다. 이중 화웨이는 51억 달러(약 6조1000억 원) 규모의 부품을 한국에서 구입했다고 한다.

한국은 현재 국내 100곳 이상의 기업과 기관들이 화웨이와 거래 관계를 갖고 있을 만큼 화웨이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중 중국 비중이 각각 32%, 39%를 차지했다.

한국의 전체 통신망 중에는 화웨이 장비가 3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LG 유플러스의 경우 화웨이 의존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LG유플러스를 향해 “한국내 민감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야심 찬 프로젝트 2025년 기술굴기 전략의 선봉장으로서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괄목할 성장을 자랑했다.

그런 화웨이를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화웨이와 관련 기업들에 거래를 중단하도록 행정 명령했고,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속속 발표했다.

현재 한국은 서울시를 비롯해 국가 주요 안보망, 주요 은행까지 화웨이 장비가 도입돼 있는데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요구에 고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웨이 장비 백도어, 스파이 활동 등 범죄수단 이용

중국은 화웨이를 존폐 위기로 내몬 미국의 제재에 대해 “중국이 5G 기술에서 미국보다 훨씬 앞서기 때문에 화웨이를 죽이려는 부당한 조치”라고 선전하고 있다.

정작 미국이 화웨이를 금지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일방적인 횡포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매체 CCTV는 27일 미국의 코미디 채널 프로그램에서 풍자한 “미국이 자체 5G를 개발하는 동안 중국의 5G 훨씬 앞서고 있다”고 농담한 내용까지 편집해 중국 국민들에게 화웨이 제재를 성토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26일 CCTV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5G는 세계 고지인 상감령을 빼앗는 것으로 대가를 아끼지 않고 승리해야 한다”며 미국의 제재에 맞서는 화웨이를 6, 25 한국전에서 중공군이 승리한 ‘상감령’ 전투와 비견해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화웨이 제품에 심은 백도어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다. 그때마다 화웨이는 단순한 실수였다고 무마에 나섰고, 거대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해당 기업체들은 화웨이의 실수에 관대하게 대응해 왔다.

백도어는 정상적인 인증과정을 거치지 않고 설치한 것으로, 국가 간 스파이 활동이나 개인 금융정보 절취 등 범죄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화웨이는 거래자와의 사전 양해 없이 백도어를 심어 놓는 포식적인 경영으로 자유시장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의 전체주의적 세계 패권 야욕을 드러낸 것으로 미국 정부가 판단했다고 본다.

최저가 입찰로 세계 시장을 확보해 온 화웨이가 사이버 절취 행위로 올해만 해도 수차례 발각됐다.

지난 1월 폴란드 최대 이동통신사인 ‘오렌지 폴 스카사’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발견돼 수사 당국이 화웨이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구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지난 4월 연구원들이 화웨이 모델 노트북 데이터에 무단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발견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도 지난 4월 화웨이에 주문한 치안용 감시 시스템에 Wi-Fi 송신 카드가 무단 설치된 게 발견됐다. 화웨이는 업무상 편의를 위해 송신 카드를 삽입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파키스탄 정부 몰래 송신 카드에 인식된 안면 정보를 중국으로 빼 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국영 통신사 바릿산자르니감(BBNL) 통신장비에서 백도어가 발견되자 일찌감치 중국계 통신기기 전체를 국가안보 위해요소로 판단해 수입금지 조치한 바 있다.

호주 정보망 서버에 사용된 제품 관리 화웨이 직원도 호주 정보망 접속 코드를 중국 정보국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지난해 8월 5G 네트워크 장비에 화웨이 참여를 금지했다.

네덜란드도 주요 이동통신 3사가 도입한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 프로그램이 발견돼 네덜란드정보국(AIVD)이 중국 정보기관의 개입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의 아프리카 연합 본부 청사에는 아프리카 국가 55개국의 대륙연합체인 국제적정부기구가있다. 이 청사에서 매일 밤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청사 내의 모든 기기에 저장된 기밀정보들이 상하이에 있는 중국 정보기관으로 전송된 것이 발각된 바 있다. 2012년부터 5년간 행해진 스파이 행위는 통신기기 설치와 유지관리를 담당한 화웨이를 통해서였다.

美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미국에 들어 간 화웨이 스마트폰은 물론 중국산 전자기기 수억대에도 비밀 백도어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다. 화웨이 장비라면 스마트북, 노트북, 데스크탑, CCTV, 서버, 테블릿 피시 등에 설치된 비밀 백도어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된다는 것이다.

화웨이, 중국 공산당과 운명 공동체

스스로를 사기업체라고 부르는 화웨이가 왜 중국 정보기관들이 하는 스파이 행위를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와는 다른 중국 공산당 정권의 지배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을 위하여’라는 뜻인 ‘화웨이’는 1987년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정페이가 설립한 종합전자회사다. 중국 정부와 인민해방군 납품을 사실상 독점해 온 화웨이는 전 국민 감시체계인 ‘황금방패 프로젝트’의 주사업자로 활동했다.

화웨이는 최대 주주 명단과 이사회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웨이 측은 회사의 전 직원이 주주라고 하지만 사원들에게 배분한 주식은 배당용으로 사용될 뿐 퇴사할 때는 반납해야 하는 등 매매는 불가능해 지배 구조가 바뀔 수 없는 주식이다.

미 의회조사국은 화웨이를 중국 사이버 부대와 긴밀한 협력 관계가 있다며 화웨이를 중국 국가안전부(MSS)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에는 ‘국가안전기관에 법으로 반간첩공작업무를 수행할 때 공민과 조직은 법에 따라 편의를 제공하거나 기타 협조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를 거부할 시 고의적으로 반간첩 공작업무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해 반간첩법 제30조의 규정에 따라 처벌한다’는 규정이 있다.

지난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CNBC 방송에서 ‘화웨이는 중국 정부, 중국 공산당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화웨이 런 회장이 중국 정부의 통제도, 정보 공유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 금지 조치 이후 유럽과 싱가포르 등 화웨이 최신형 스마트폰 가격이 90%나 폭락하고 있다.

미국이 5G 시장을 석권해 온 화웨이를 대체할 기업으로 삼성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선택해야 할 운명은 이미 자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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