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1% “중국 싫다”…미세먼지·코로나·역사왜곡 때문

이윤정
2022년 12월 28일 오후 12: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8일 오후 12:43

한국인의 반중(反中) 정서가 세계 56개국 중 가장 강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은 12월 24일(현지 시간) ‘시노폰 보더랜드 프로젝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에 대한 인식을 묻는 해당 조사는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이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진행했으며 56개국 8만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인은 올해 4월 11일~6월 23일까지 한국 성인 남녀 1364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81%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5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다음으로 반중 정서가 강한 국가는 스위스(72%)와 일본(69%) 순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5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시행한 비슷한 조사에서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한국인의 비율은 37%로 집계된 바 있다. 7년 전과 비교해 반중 정서가 급속도로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디플로맷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인의 반중 정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 근거로 “대부분 국가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로 ‘중국의 군사력’를 꼽았지만, 유독 한국은 ‘글로벌 자연환경에 대한 중국의 영향’을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세먼지는 지난 몇 년간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며 “지난 2018년에 미세먼지에 대해 중국의 책임을 물어달라는 국민청원에 한국인 27만 명이 참여했고, 2019년 중국 대사관 앞에서 한국 보수단체가 관련 시위를 벌였다”고 부연했다.

한국인 응답자들은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들이 중국 하면 떠올리는 단어로는 ‘코로나19’가 가장 많았으며, ‘역사 왜곡’ ‘더러움’ ‘가짜’ ‘오염’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뤘다.

한중 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예상과 달리 연상 단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플로맷은 한국인 응답자들이 ‘중국의 기술’에도 부정적인 편이었고 ‘중국인’에 대해서도 77%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령별로는 2030 세대의 반중 정서가 가장 강했으며, 경제적 여유가 있을수록 반중 정서가 약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중국을 경제적 측면에서 기회의 국가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